[인人터뷰] 김남석 前 행안부 차관 “우즈벡, 경쟁력 강화위해 한국의 전자정부 도입 의욕” 기사의 사진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우리나라 전직 공무원을 차관급 고위공무원으로 영입했다. 우리로서는 공무원 수출 1호인 셈이다. 유엔 사무총장도 나오고 내로라하는 국제기구에 진출한 민간인도 적지 않지만 다른 나라에 정식 공무원으로 영입된 것은 개인이나 국가로도 적지 않은 영광이다. 주인공인 김남석 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을 만나 뒷얘기를 들어봤다.

우즈베키스탄은 우리나라의 약 2배 크기로, 인구는 2826만여 명이며 우즈벡인 80%, 러시아인 5.5%, 타타르인 1.5%, 카자흐인 3%, 타지크인 5%, 카리칼팍인 2.5%, 한국인 1% 등이다. 언어는 우즈벡어가 공용어이며, 종교는 수니파 이슬람교가 88%, 동방정교 9%, 기타 3%이다. 대륙성기후로 건조한 편이나 평지는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며 여름에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된다.

-우즈베키스탄에 영입된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지난해 9월 한국을 찾은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전자정부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침 내가 전자정부를 구현하는 데 많이 간여해 장관님이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협의가 다 끝나 이달 말쯤 출국할 예정이다.”

-우즈벡에서 하는 일은 무엇이며 직급 및 연봉은.

“그 나라의 정보통신청을 장관급이 책임자인 정보통신기술위원회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관급인 부위원장이 필요해 내가 가게 됐다. 연봉은 우리나라보다 적지는 않다. 다만 우즈베키스탄 공무원들의 봉급이 대략 300∼400달러 정도라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많이 받는 셈이다. 일단 2년 정도 생각하고 있다. 더 있을지는 그 다음에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구현의 산 주역이라고 하던데.

“과찬이다. 다만 사무관 시절부터 전자정부 분야의 일을 맡아 하는 바람에 전문가 아닌 전문가가 돼버렸다. 1981년부터 4년간 총무처의 정부전산센터(GCC)에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행정전산과 등에서 일하면서 전자정부 구축과 인연을 맺었다. 2005년 행정안전부 혁신기획관으로 있을 때 온나라 시스템을 만들어 각 부처와 일부 지자체에 보급했다.”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유엔에서 해마다 각국의 전자정부 수준을 평가하는데, 우리의 IT기술이 세계 일류라 우리의 전자정부 평가는 지난해와 지지난해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전자정부 강국이라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이미 알려져 해마다 약 1000여명의 외국 공무원이 이런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전자정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정부조직 내외의 지식과 정보를 전자적으로 체계화하여 정부조직을 능률적으로 관리하고 국민들에게 신속하고 능률적인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전자정부는 정보기술을 이용해 행정 업무를 혁신하고 국민께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지식 정보사회의 정부라고 할 수 있다. 가령, 과거에는 주민등록초본을 떼러 동사무소에 찾아가야 하지만 이제는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지 않나. 이런 것들이 전자정부화가 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전자정부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와 비교한다면 대략 90년대 초반 수준이라고 한다. 현 정부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산화 수준을 높이려고 한다고 들었다. 라이벌인 카자흐스탄이 시장 개방을 많이 해 앞서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우즈벡도 개방 속도를 조절하려고 하는데 그 전 단계로 전자정부의 수준을 높이려고 한다고 들었다.”

-다른 나라 공무원도 많은데 우리나라 공무원 출신을 특채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전자정부 평가에서 세계 1위를 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엄청난 강점이다. 우리나라 기업체가 중동이나 남미로 진출하는 데 전자정부가 잘 구현된 것이 상당히 득이 된다. 전자정부가 구현돼 정부가 깨끗하고 부패가 없다는 이미지를 주기도 하지만 관세, 특허, 보세 등 수출입에 필요한 모든 행정 업무가 전산화돼 있기 때문에 비용이 엄청 줄어 국가 경쟁력이 올라간다. 아마 우즈베키스탄도 우리나라의 이 같은 점을 배워 자기 나라에 착근시키고 싶어 나를 선택한 것으로 이해한다.”

-전자정부가 구현됨으로써 구체적으로 얻는 이익을 설명한다면.

“전자정부는 행정부 내부의 각종 결재 시스템뿐 아니라 행정대상이 되는 국민이나 기업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가령, 복지의 경우를 예를 들자면 이제는 전자정부가 구현돼 정부의 지원 대상이 되는 국민들은 언제 어디서 얼마를 지원받을 수 있는지 모두 전산망에 올라있어 신속하게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창업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수많은 서류를 일일이 다 뗄 필요 없이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그만큼 행정비용은 감소하고 국민복지의 수준은 올라간다고 할 수 있다.”

-우즈벡에서 할 일을 구상해 놨는가.

“어느 분야에서나 개혁을 하자면 저항이나 반대가 뒤따른다. 우즈벡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나라 대통령의 전자정부 구현 의지는 강하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우리도 그랬다. 초창기에 모든 것을 전산화하려 하니까 각 부처에서 반발이 적지 않았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투명화되니까 공무원 본인의 권한 등이 줄어들까봐 그런 것이다. 우즈벡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우선 반발이 적은 자동차 및 주민정보와 토지 등 기초가 되는 것들을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작업을 먼저 시작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작업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기초적인 것을 해 놓으면 우즈벡 사회의 민주화 정도가 진전될 때 보다 많은 것을 전산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표준화 사업에 역점을 두려고 한다.”

-우리 공무원 사회에서 반발이 있었는데도 전자정부가 조기에 뿌리내린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동안 공직사회 부패가 워낙 심해 사회적으로 깨끗한 정부를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것이 무언의 압력이 됐으며 무엇보다 세계 첨단인 IT기술이 큰 도움이 됐다고 본다. 우리의 경우 각 부처가 예산 결산이나 부처 내 문서의 결재 시스템 등을 구축하면 중앙정부에서 각 부처간 호환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인 도움을 주는 형태로 전자정부를 만들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우수한 시스템이다. 그만큼 행정이 효율화됐으며 국민들도 양질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수출 1호 공무원으로 소개돼 부담이 적지 않을 텐데.

“개인적으로도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아직도 우리나라 기업으로서는 중앙아시아 진출이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일해 우리 기업이 우즈벡 등으로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닦고 싶다. 다행히 그 나라 지도부는 우리나라를 매우 좋아하고 있기 때문에 일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 않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한국 사람과 한국이 믿을 만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현직에 있을 때보다 더 열심히 일할 생각이다.”

강원도 삼척 출신인 김 전 차관은 남자답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상당히 조용한 스타일이었다. 수차례 인터뷰를 사양하다 양국간 최종 타결이 된 후에 응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아직은 낯선 나라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해 일한다는 마음에 자부심과 긴장이 동시에 배어 있는 듯했다.

김남석 전 행안부 차관은

△한양대 행정학 △행정고시 23회 △2006년 올해의 CIO 대상△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행정자치부 정책홍보관리실장 △행정안전부 전자정부본부장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행정안전부 제1차관△우즈베키스탄 정보통신위원회 부위원장(예정)

만난 사람=박병권 논설위원 bk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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