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각에서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자위 수단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남한의 핵개발 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핵개발 필요성에 대해 “우리도 단기간에 핵개발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정책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는 2011년 6월 외교·안보 시사 월간지 기고를 통해 “한국도 마음만 먹으면 최소한 6개월 이내에 기폭장치와 투발(投發)수단을 갖춘 핵무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한국은 핵무기는 없지만 레이저 우라늄 농축기술과 플루토늄 추출 기술, 원심분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특히 레이저 농축 기술은 세계가 괄목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고 유사시 단기간에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재정적, 기술적 역량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대전 원자력연구원이 2000년 우라늄 0.2g을 이 기술을 이용해 농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기도 했다.

또 고리, 월성 등에서 운영중인 21기의 원자력발전소에 쌓인 사용후 핵연료는 1만t을 넘고 이중 플루토늄이 수십t으로 플루토늄 폭탄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폭탄 한 발에는 플루토늄이 10㎏ 정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핵폭탄 실험을 할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지만 세계 초일류 디지털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능력을 감안하면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가상공간에서 핵폭탄 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문제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근거한 국제사회의 제약과 한·미원자력협정을 내세운 미국의 견제다. 서 교수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핵개발을 위한 고폭, 기폭, 유도장치 등 95% 기술을 보물 창고에 쌓아놓고 있다”면서 “하지만 보물창고의 자물쇠를 미국이 쥐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핵무장에 족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우리가 핵무장을 하려면 NPT에서 탈퇴하고 한·미원자력협정도 바꿔야 한다. 한·미원자력협정은 원자력 연료의 평화적 사용으로 핵 무기화를 억제하기 위해 1974년 체결됐다. 미국의 사전 동의 없이 핵연료의 농축과 재처리를 못하도록 한 것이 주요 골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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