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만 칼럼]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세 가지 기사의 사진

“하나의 원칙을 지키면 만인이 따라온다. 인재가 없다면 차라리 맑은 촌놈을 쓰라”

오늘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다. ‘박 대통령’이라고 불러본다. 50, 60대의 청년기를 지배했던 어떤 절대성, 외경스러움과 저항감이 교차하는 호칭이다. 그 호칭이 박정희 대통령 사후 33년을 건너 이제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하는 기호가 된다.

박근혜 당선인이 인수위 시절에 보여준 모습은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최초의 인사였던 인수위 대변인이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받았고, 총리와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청문회장에 서기도 전에 물러가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인수위 시절의 대통령 수업이라 보려고 한다. 오늘부터는 다르다. 오늘부터 역사의 잉크는 차가운 기록을 시작한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하며 세 가지를 주문하려고 한다.

첫째, 흔들림 없는 철학과 도덕성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과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에 박 대통령은 이 주제에 관련해 높은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는 인물 검증을 두고 ‘신상털기’라는 반응을 보이는 등 도덕성에 대해 과거와 다른 태도를 드러냈다.

강거목장(綱擧目張)이라는 말이 있다. 강(綱)은 그물을 엮고 있는 ‘벼리’라고 하는 대원칙이고, 목(目)은 ‘그물코’라고 하는 세부항목이다. 하나의 대원칙을 준수하면(擧) 만 개의 세부항목들이 따라온다(張)는 뜻이다. 우리사회가 국무총리나 장관직을 맡길 만한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다. 대한민국이 인륜도덕을 중시한 나라였지만 지난 수십 년간 너나없이 반칙을 일삼으며 살아온 탓에 군 입대, 부동산 투기 등 불과 몇 가지 기준만으로도 버틸 수 있는 인재가 희박해진 오늘이다.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은 추상처럼 단호한 기준을 벼리로서 지탱해내야 한다. 엘리트 계층에 그만한 인물이 없다면 차라리 못 배웠어도 정신이 올곧은 촌사람 하나를 모시는 당찬 기백을 과시한다면 날이 문드러진 이 사회에 번쩍번쩍하는 시대의 칼날이 서고 국정효율도 높아질 것이다. 이는 비단 내각 구성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대통령 통치의 전 영역에서 세워줬으면 하는 대원칙의 문제다.

두 번째는 남북 화해협력의 구도자로서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보여줬으면 한다. 지금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앞으로 예상되는 무분별한 도발로 남북 화해협력이 쉽지 않은 시절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미래를 책임진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이럴 때일수록 국제사회에 평화 수호자로서의 위상을 분명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국익에 보탬이 될 것이다.

설령 북한 체제가 무너지는 경우가 오더라도 한국의 대통령이 북한과 각을 진 경우와 화해의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의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갖게 될 것이다. 북핵 문제가 국제 협상테이블에 오른 최근 20여년간의 사정을 보면 대화와 협력의 틀을 구축한 지도자와 그 틀을 흔든 지도자의 국제적 위상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드러나고 있다. 손쉽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수정론을 언급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면서도 강인한 대화와 교류 협력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국제정치의 큰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세 번째로는 국민통합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부탁이다. 인수위 시절의 박 당선인은 제왕적인 모습을 선호한다는 인상을 보여줬다. 내각 인선과 정부조직법 개편 여야 협상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의 의견도 받아들인 흔적이 별로 없다. 창의력이나 실험정신도 보여주지 않았다. 말로 국민통합을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물이 흐르듯 소리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덧보태고 싶은 것은 꼭 안가(安家)를 이용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안가는 말 그대로 편리하고 손쉽게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안가가 어떤 곳인가. 박정희 대통령이 비극을 맞은 곳이다. 폐쇄적이고 음습한 이미지 때문에 김영삼 정부 출범 당시 대부분 철거됐고 역대 대통령들이 잘 이용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이용하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다.

편집인 s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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