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의 풍경-연극 ‘에이미’] 사위와 장모의 논쟁 기사의 사진

여기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있다. 에스메(윤소정·사진 가운데)는 허영심 많은 원로 여배우. 런던의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는 그는 TV에 나오는 배우들을 비웃으며 고상한 순수예술만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사위 도미닉(정승길·왼쪽)은 이런 태도에 불만이 많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그는 장모에게 연극의 유효기간은 끝났다고 잘라 말한다.

영국의 극작가 데이비드 헤어의 ‘에이미(Amy’s View)’는 변화하는 시대의 갈등을 작심하고 파헤친다. 구세대와 신세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무대와 영상.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문제다. 골치 아픈 주제지만 흥미롭다. 솔직하고 신랄한 대사, 생생한 연기 때문이다.

도미닉은 “사람들은 어머니께서 천박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좋아해요. 그들에겐 어머니께서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감상할 시간이 없다고요”라고 쏘아붙인다. 에스메는 사위의 영화에 대해 “대체 그 욕망은 뭔가. 뭘 하고 싶은 거야. 그냥 심심해서 아무거나 만드는 건가”라며 혹평한다. 69세에도 연극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윤소정은 그 자체로 에스메처럼 보인다. 특유의 매력으로 노련하고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3월 10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한승주 문화생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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