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만개하여 기사의 사진

활짝 핀 홍매화가 봄소식을 전한다. 전남 담양 병풍산 자락에서 작업하는 박구환 작가는 목판에 칼질을 한 뒤 찍어내는 과정을 15차례 반복한다. 그 결과 나무판은 닳아 없어지고 매화만 작품으로 남는다. 이른바 ‘소멸목판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작업실 창 밖으로 펼쳐지는 자연 풍경과 논밭의 농부 등을 그려넣는다. 매화 아래 한가로운 마을 풍경이 정겹다. 자연과 벗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목가적이다.

그의 작품은 나무 둥치가 아닌 가지가 중심이다. 소소한 것들이 그림의 주인공이다. 작품에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도시인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넉넉함과 힐링이 깃들어 있다. 서정주 시인의 ‘매화’를 떠올리게 한다. “매화에 봄 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이광형 선임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