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붉은 산 푸른 바다 기사의 사진

수십 년간 한국의 산하를 사생하며 작업한 이종송 작가는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을 흠모했다. 겸재는 수백 년의 시간을 초월해 늘 마음속 스승이었다. 현장을 스케치하고 화면에 붓질하는 그의 작업은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작가에게 중요한 요소는 체험을 통한 감동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하던 그는 10년 전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티베트 차마고도(茶馬古道)와 히말라야에 매료됐다.

황토를 바르고 석회를 칠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그림은 고분벽화의 질감을 드러낸다. 뜨고 지는 해를 따라 붉게 물드는 히말라야의 험준한 산세는 붉은색이 넘실거리는 형태로 표현하고, 굽이치듯 이어지는 협곡 사이에 놓인 차마고도는 푸른빛이 감도는 바다처럼 묘사했다. “난 느낌이 없으면 사생하지 않아요. 느낌이 나로 하여금 스케치북을 펼치게 만들죠.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해요.” 체험이 담긴 그림이 기운을 불어넣는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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