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가요 차트에 이상 기후 현상이 보이고 있다. 가수들이 신곡을 발표하면 당일 차트 진입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정도로 ‘실시간’인 가요 차트에 1년 전 노래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그 중심엔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가 있다. 지난해 3월 발매된 대표곡 ‘벚꽃엔딩’은 21일 멜론 차트 1위에 올랐다. 봄을 맞아 라디오 음악방송에서 신청곡으로 자주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겨울이 되면서 캐럴이 인기를 끄는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봄 시즌송’이 뜨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벚꽃엔딩’ 등장에 힘입어 지난해 함께 인기를 끌었던 ‘여수 밤바다’ ‘꽃송이가’ 등도 차트에 올랐다.

멜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요계 트렌드가 아이돌 위주 음악에서 벗어나 감성을 중시하는 장르로 세분화됐다”며 “버스커버스커의 경우 기계음에 질린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색다른 보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봄이 되면서 다시 한번 대중들한테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돌 가수의 음악이 ‘팬덤’에 힘입어 차트를 쓸었던 것과 달리 ‘발매연도’를 탈피해 감성적 음악이 차트를 점령하는 현상이 등장한 데엔 스마트폰의 확산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면서 음악 감상 연령층이 다양화됐기 때문이란 것이다.

지난해 싸이 열풍 속에서도 차트에 오르며 저력을 보였던 그룹 포맨 신용재의 ‘가수가 된 이유’도 각종 음원 차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곡은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코리아’의 여성 참가자 이예준이 부르면서 다시 뜨기 시작한 경우다.

이예준이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당시 방송 시청률 최고 1분을 기록했고, 보이스코리아에서 가장 먼저 그의 음원을 출시하면서 원곡 역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2∼3년 전부터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과 ‘불후의 명곡’ 등 경연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옛 노래가 뜨는 현상은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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