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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금리의 ‘불편한 진실’… 열기 식는 재형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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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직장인 정의선(29)씨는 재형저축에 가입해야 할지를 열흘 가까이 고민하다 결국 다른 상품을 선택했다. 은행들이 홍보하는 금리를 모두 챙기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재형저축 우대금리를 못 받을 바에야 차라리 만기가 짧은 다른 적금을 가입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정씨는 “우대금리를 빼니 재형저축과 다른 적금의 차이가 별로 없다”며 “3년 만기의 연 4%대 적금에 가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면서 재형저축 열풍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상품을 ‘꼼꼼히’ 따져보는 똑똑한 고객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우대금리에 대한 불만이 크다. 우대금리를 받는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7년이라는 가입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이마저도 챙길 수 없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1일 재형저축 신규 가입이 4만8082계좌라고 24일 밝혔다. 출시 첫날 29만2114계좌, 둘째 날 16만3618계좌가 신설되며 돌풍을 일으킨 것에 비하면 고객 반응이 싸늘해졌다.

재형저축이 주춤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에 있다. 각 은행은 당초 최고 연 4.6%에 이르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다른 예·적금 상품과 비교하면 높다. 하지만 이는 우대금리를 합친 것으로 우대금리를 빼면 연 4.1∼4.2%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도 너무 까다롭다. 급여이체는 물론 해당은행의 신용카드까지 써야 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연 0.4%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챙기려면 월 50만원 이상 급여이체 실적이 5개월을 넘거나 신한카드 월 20만원 이상 결제실적이 5개월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다 가입하고 3년이 지난 후에는 우대금리를 못 받는다. 그나마 KDB산업은행 정도만 4년의 우대금리를 약속했다. 7년을 꽉 채우지 않으면 3년 동안 주는 우대금리마저도 없다. 연 4.2% 고정이율에 연 0.3%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약정했더라도, 6년째에 해약하면 연 4.2%만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를 빼면 재형저축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금리를 주는 상품도 적지 않다. 오히려 재형저축보다 만기가 짧아 자금운용에 여유를 줄 수도 있다. 하나은행 ‘바보의 나눔 적금’은 3년 동안 연 4.1% 금리를 보장한다. 하나은행 재형저축 기본금리와 동일하다. 장기기증희망자에 등록하면 연 0.5% 포인트를 얹어준다. 만기 해지금액 중 단 1만원이라도 기부하면 연 0.3% 포인트를 추가로 준다. 국민은행의 ‘KB국민 첫재테크적금’도 기본 금리로 연 4.1%를 보장한다. 우대금리도 연 0.5% 포인트로 재형저축과 다를 바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형저축 자체가 소득이 적은 새내기 직장인이나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저축상품도 좋은 게 많다”고 귀띔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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