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김무정] 부활을 경험한 사람들 기사의 사진

취재현장에서 많은 크리스천들을 만난다. 영성이 충만한 신앙인들을 만나 간증을 듣는 일은 업무이기도 하지만 참 은혜스럽다. 그런데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부분이 있다. 예수를 뜨겁게 만나기 전과 후의 삶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물질과 명예를 향해 열심히 달려오다 극적으로 예수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벼랑 끝 위기에 몰려 찾아간 기도원에서, 조용히 성경을 읽는 중에, 목사님의 설교를 듣거나 기도를 받다가 하나님을 만났다고 고백한다. 이들은 하나님의 존재와 십자가 사건이 너무나 뚜렷이 느껴져 끊임없이 회개의 눈물을 쏟고, 성령의 임재와 방언을 통해 주 안에서 새롭게 태어났음(born again)을 간증한다. 건성으로 예수를 믿거나 주일만 교회 문턱을 넘던 선데이 크리스천들도 주님을 제대로 만나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너무 크고 놀랍다’며 울먹인다.

거듭남의 전과 후

이렇게 역동적으로 예수를 만난 크리스천의 삶은 확연히 다르다. 주변 사람들조차 변화를 놀라워한다. 어렵던 성경 말씀이 꿀송이처럼 달다고 하고, 교회 가는 주일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매사가 감사해 얼굴에 웃음꽃이 가시지 않는다. 내 중심의 삶에서 남을 섬기고 전도하며 아낌없이 나누는, 타인을 위한 삶으로 바뀐다. 어떤 상황에 놓여도 남을 미워하지 않고 긍휼히 여기며, 심한 고난도 믿음으로 능히 이겨낸다. 그 표정과 목소리만으로도 은혜가 느껴진다.

얼마 전 알게 된 일본의 A여선교사야말로 이 변화의 대표 사례로 소개할 만하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의 폭력에 못 이겨 13세에 가출했다. 식모살이와 공장, 유흥가를 전전했던 삶은 밑바닥 인생 그 자체였다. 이리 저리 떠돌며 네 번을 결혼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인생을 비관하며 시도한 자살도 무위로 돌아갔다. 고통만 안겨준 한국 땅을 떠나 국제결혼으로 일본 농촌에 정착했다. 깊은 산 속에서 죽순을 따다 미끄러져 낭떠러지에 매달리게 되고 뜨겁게 부르짖는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회심하고 살아나는 은혜를 체험한다.

이후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거듭난 그녀는 신학 공부를 하게 되고 목사가 되어 교회를 개척, 수많은 일본 영혼들을 구원하고 있다. 일본인 남편도 동역자가 되어 사역을 열심히 돕는 것을 보며 ‘신앙의 힘’과 ‘복음의 능력’이 갖는 위대함을 다시 한번 발견할 수 있었다. 과거를 전혀 느낄 수 없는 A선교사야말로 참된 부활을 경험한 사람이었다.

복음의 능력이 주는 힘

주변을 살펴보면 그저 신앙을 가진 것만으로는 거듭남을 체험하고, 삶이 변하고, 믿음의 사람이 되지 못한다. 찾고 부르짖는 간절함과 자신을 죽이고 자아를 비우는 희생이 있어야 주님과의 조우(遭遇)가 이뤄짐을 목격하게 된다. 무엇보다 주님을 향한 감사와 사랑을 바탕으로 순종과 헌신의 자세가 필요함을 여러 사람의 경험에서 발견한다. 아무리 철저하게 신앙생활을 한다고 자신해도 한 순간 불신앙의 늪에 빠져 버리는 것이 인간의 나약한 모습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연단’이란 안전장치를 만들어주신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은 사순절 40일 중 마지막 날이고 내일은 기독교 절기 중 가장 의미 있는 부활주일이다.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마음깊이 새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님과 만났던 첫 사랑의 감격, 그 뭉클한 감동이 아직 내게 남아 있는지 조용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김무정 종교부장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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