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음양 기사의 사진

‘전위예술의 선구자’ ‘영원한 아방가르드’로 불리는 김구림 화백. 1958년 대구에서 열린 첫 개인전부터 최근 영국 테이트모던 전시까지 45차례의 개인전과 200회의 그룹기획전을 통해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 77세를 맞은 작가는 이번 전시 제목을 ‘끝없는 여정’으로 지었다. 1970년대 ‘정물’ 시리즈와 2000년 이후 ‘음양’ 시리즈 30여점을 통해 늘 새로운 실험을 시도한 예술가의 정신을 보여주려 한다.

그의 작업은 현대인의 얼굴이나 꽃 등을 컴퓨터에서 디지털 프린트로 뽑아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진 이미지를 캔버스에 붙인 뒤 붓질로 조금씩 지워나간다. 화가들이 쓰는 매끈한 붓이 아니라 페인트를 칠할 때 쓰는 목이 넓은 붓을 이용한다. 이 붓은 어떤 기교를 부릴 수도 없고 단지 화면을 채우는 역할밖에 할 수 없다. 원래 모습은 사라지고 거칠게 남은 붓 자국으로 물질사회의 음과 양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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