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인간의 탐욕으로 죽어가는 ‘슬픈 열대’… ‘아마존’ 기사의 사진

아마존/존 헤밍/미지북스

1500년 에스파냐인 야네스 핀손 선장은 대서양을 횡단해 브라질 해안을 따라 항해하고 있었다. 거대한 강어귀에서 흙탕물을 처음 목격했을 때, 그는 그곳을 인도의 갠지스 강이라고 생각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간 후 원주민들을 만났는데 울긋불긋하게 몸을 칠한 사람들이 마치 평생 동안 환담을 나눈 사람처럼 호의를 품고 배로 몰려들었다. 그는 36명의 원주민들을 노예로 끌고 갔다. 이 최초의 만남은 아마존의 고난을 예고하는 불길한 전조였다.

아마존이 서양 원정대를 흥분시킨 것은 ‘황금의 땅’에 관한 소문이었지만 이는 이제 진부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캐나다 출신 아마존 탐험가이자 영국 왕립지리학회 총무 존 헤밍은 이 진부함을 넘어서기 위해 아마존 주민에 대한 경외와 애정을 담은 ‘통사(通史)로서의 아마존’을 재구성한다.

위성사진으로 보면 아마존 강은 거대한 나무를 옆으로 뉘어놓은 형상이다. 잔가지들이 큰 가지와 만나고 그것들은 다시 결절을 만들고 커지면서 거대한 가운데 몸통으로 흘러간다. 몸통은 아마존 강 본류를, 가지는 주요 지류를 말한다. 이 가지들은 아마존 수계에 물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다. 지구상에 비교할 바 없이 다양한 생물 종들이 이 ‘생명의 나무’를 젖줄 삼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 분지의 면적은 690만㎢. 미국의 4분의 3, 한국의 70배에 달하는 이 땅 거의 전부가 강과 숲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자연이다. 아마존 강이 대양에 쏟아내는 담수의 양은 전 세계 수량의 20%에 해당하고, 이곳에 전 세계 동식물 종의 30%가 서식한다. 또 아마존은 전 세계 산소의 20%를 생산해 ‘지구의 허파’로 불린다.

하지만 오늘날 전 세계는 아마존 숲이 생산하는 세 가지 산물을 목마르게 원한다. 그것은 목재, 육류(소고기), 콩이다. 아마존은 이것들의 획득 장소로 변해 점점 더 빠르게 파괴되고 있다. 예컨대 아마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마호가니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 운반할 때마다 덩굴식물로 연결된 이웃 나무들까지 같이 쓰러져, 다른 나무 27그루가 동시에 파괴된다.

20세기 말부터 가축 방목용 초지를 만들기 위해 파괴된 삼림은 아마존 전체 삼림 파괴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군사정부는 20년 동안 숲을 가축 방목지로 전환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의도대로 브라질은 주요 소고기 수출국이 됐다. 소고기 증산의 대가는 아마존 숲의 파괴였다.

또 하나는 가축 사료로 쓰이는 콩이다. 세계 인구가 증가할수록 육류 소비는 증가한다. 자연스럽게 콩 수요는 치솟게 되는데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가 브라질의 목재와 소고기, 콩의 주요 구매자이다.

저자는 이렇게 질문한다. 자원을 마구잡이로 쓰는 인간이라는 종 하나가 우리와 이 행성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다른 수백만 종의 서식지와 생명을 파괴할 권리가 있을까. 최파일 옮김.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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