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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발견] (13) 리모컨 기사의 사진

낯선 곳에서 말이 통하지 않으면 이른바 ‘바디 랭귀지’로 소통한다. 요즘엔 기계와 소통하기 위해 몸짓을 사용한다. 액정을 손가락으로 건드리고 오무리고 펴면 화면이 켜지고 작아지고 커진다. 손을 휘저어서 전화를 받고 텔레비전도 켠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다 다른 곳을 보면 일시 정지하기도 한다.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가 이런 상호작용을 연구한다. 한때는 리모컨이 손에 잡히기 쉬운지, 버튼 간격은 적절한지 고민했으나 이제는 사람의 몸짓에 대해 고민한다. 사람의 동작은 이제 문화적인 관심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위한 단서가 된 것이다. 인간의 손짓, 몸짓이 기계 작동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은 별도의 리모컨이 없어도 되는 장점은 있지만 결국 내가 리모컨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외국인이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과 대화하기 위한 몸짓, 수화와는 다른 의미다. 수화는 상대방에게 더 잘 전달하기 위해 표준화해가는 반면 리모컨의 역할을 하는 동작은 표준화와는 점점 멀어져간다.

각 동작이 기업 간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기술이자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고 그것을 기능과 연결하는 방식을 선점해 특허 등록을 한다. 스마트폰에서 경험했듯 우리의 동작은 제조회사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이제는 기계 앞에서 가려서 행동해야 할 것이다.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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