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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청년가게 2주년, 창업 성공·실패 사례


“접수됐습니다. 주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종이가구 업체 ‘페이퍼 팝’을 운영하는 박대희(26)씨는 8일 걸려온 주문전화를 직접 받았다. 이 회사 대표이자 마케팅팀장이면서 동시에 콜센터 직원이다. 주문과 소비자 불만 접수부터 종종 택배 배달까지 직접 해결한다. 군 제대 후 상자 포장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지난해 종이로 수납함, 정리대 등 가구를 만드는 아이디어로 창업했고, 지난달 서울시가 운영하는 ‘꿈꾸는 청년가게’에 당당히 제품을 진열했다.

서울 신촌의 ‘꿈꾸는 청년가게’는 박씨 같은 청년 창업가의 자립을 돕는 공간이다. 7일로 개업 2주년을 맞았다. 가게 유리문에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이디어를 파는 가게’라고 적혀 있다. 취향대로 직접 색칠해 사용하는 에코백, 책장을 넘기며 읽는 곳을 표시해주는 자동책갈피, 향기 나는 넥타이, 자투리 가죽을 이용한 잡화 등 60여개 업체의 아이디어 제품 400여종이 전시돼 있다. 2년간 65만명이 가게를 찾아 누적매출 9억원을 돌파했다.

걸음마를 시작한 청년사업가들은 이곳에서 제품을 홍보·판매하고 판매대금의 10%를 뗀 나머지 돈을 갖는다. 박씨는 “평범한 대학생이던 내가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한 일을 평생직업으로 삼게 될 줄은 몰랐다”며 “매일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 당황할 때도 있지만 차근차근 해결하며 교훈을 얻는 게 청년 창업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로 미아방지밴드를 만들어 팔고 있는 ‘디자인 공존’ 대표 이용옥(32·여)씨도 지난달 높은 경쟁률을 뚫고 꿈꾸는 청년가게에 입점했다. 호주 유학 중 친환경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제품을 고안한 그는 벌어들이는 돈의 일부를 사람과 동물, 환경을 위한 캠페인에 기부하고 있다. 이달에는 소비자가 미아방지밴드 하나를 구매하면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에게 같은 밴드 하나를 전달하는 ‘착한 소비’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청년사업가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꿈꾸는 청년가게에 제품을 진열하려면 3개월에 한 번씩 입점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마다 평균 20%의 업체가 가게에서 물건을 빼야 하는 위기를 겪기도 한다.

한지 신발 아이디어로 제품 제작에 성공한 최정아(32·여)씨는 국제무대에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아 2년 전 꿈꾸는 청년가게에 입점했지만 지금을 철수한 상태다. 최씨는 “한지 신발이 여름 계절상품이다 보니 겨울 매출이 전혀 없어 퇴점할 수밖에 없었다”며 “인터넷이나 다른 판로를 통해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꿈꾸는 청년가게 관계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라도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소량 제작이어서 가격이 비싸다”며 “창업과 판매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이들도 많아 판매 실적이 저조하면 심사를 거쳐 매장에서 물건을 뺀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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