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의 풍경-‘단(壇)’] 군더더기 걷어낸 세련된 일탈 기사의 사진

무대, 깜깜한 공간에 수백 개의 형광등이 세로로 달려 있다. 배열이 다른 형광등은 기하학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무용수를 태운 초록·빨간색 단이 아래 위, 오른쪽 왼쪽으로 이동하며 공간을 나눈다. 36명 무용수의 얼굴에는 눈썹이 없다. 감정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모든 감정은 몸으로만 표현된다.

음악, 한국전통 시나위와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이 접목됐다. 태평소 꽹과리 장구 북 징. 한국전통 다섯 악기를 사용한 시나위가 서양의 오페라와 번갈아 연주된다. 동서양이 교차하는 음악은 반복과 울림으로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무용, 한국무용의 기본 춤사위가 가지는 자연스러운 즉흥성을 강조한다.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가 조화롭게 섞여 있다.

국립무용단의 ‘단’은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이다. 현대무용가 안성수가 안무하고, 패션브랜드 KUHO의 디자이너 장구호가 무대디자인·의상·음악을 맡았다. 두 사람은 모든 장식적인 것을 걷어내고, 본질만을 효과적으로 끌어내 새로운 방식의 한국적 모던 미학을 보여줄 예정. 작품 제목 ‘단’은 인간의 신분, 종교, 권력을 상징한다. 14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한승주 문화생활부 차장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