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루키 ‘신작 소설’ 베일 벗었다… 사전 예약 주문만 50만권 기사의 사진

12일 0시 일본 도쿄 시부야의 ‘다이칸야마 쓰타야’ 서점. 100여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카운트다운 행사가 펼쳐졌다. 일본 당대 최고 인기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4)가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의 판매 개시를 알리는 신호였다. 사전 예약 주문만 50만권에 달했던 무라카미의 신작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대학 2학년 7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다자키 쓰쿠루는 거의 죽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다.” 이날 일본에서 발매된 무라카미의 신작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의 첫 문장이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주인공 다자키는 나고야 출신의 철도회사 남자 직원. 그는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 4명의 성씨에 모두 빨강(赤), 파랑(靑), 흰색(白), 검은색(黑)을 뜻하는 한자가 들어가 있었지만 자신의 성만 색깔과 무관하다는 것에 ‘미묘한 소외감’을 느낀다. 그러다 혼자 고향을 떠나 도쿄의 대학에 들어간 다자키가 갑자기 친구들로부터 절교를 통보받는다. 다자키는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다가 친구들로부터 거절당한 이유를 찾아 떠나는 순례의 여정을 시작한다.

370쪽으로 된 신작 제목의 ‘순례의 해’는 헝가리 태생의 낭만파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1811∼1886)의 작품집 이름에서 차용했다. 26곡으로 구성된 피아노 소곡집인 ‘순례의 해’는 리스트가 여행 중 목도한 풍경 등을 바탕으로 작곡한 것이다. 책 표지는 20세기 미국 추상화가 모리스 루이스의 작품을 사용했다.

출판사인 분게이순주(文藝春秋)사는 그간 장편소설이라는 점만 공개하고 내용은 일체 비밀에 부치는 식으로 마케팅했다. 심야영업을 하는 도쿄 내 서점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무라카미 신작을 읽으려는 팬들로 11일 밤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이런 인기를 고려할 때 이번 신작은 문고판을 포함해 770만부를 기록한 무라카미 전작 ‘1Q84’의 판매고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출판계의 판권 경쟁도 본격화됐다. 한 출판 관계자는 “대부분의 문학 출판사들이 다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선인세로 인한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신작을 내고 싶은 출판사가 상당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