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인스턴트  풍경 기사의 사진

그림에는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소재들이 어우러져 있다. 앞쪽에는 원숭이와 얼룩말, 갓을 쓴 남자가 배를 탄 채 가고 있고, 뒤쪽에는 광화문이 놓여 있다. 배 중간에서는 폭포가 쏟아져 내리고, 선박 밑에는 여러 채의 한옥이 자리하고 있다. 김남표 작가의 ‘인스턴트 풍경(Instant landscape)-여행자(traveler)’라는 작품이다. 인스턴트처럼 금세 만들어졌다가 사라지는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과 성찰을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인간사회의 산물과 자연의 구성물을 조합해 초현실적인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러나 갈수록 작품 속의 메시지는 흐릿해지고 붓질의 능력만 부각되는 상황에 지치고 말았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그는 지난 1년간 여행과 드로잉에만 몰두했다. 점점 숙련돼 가는 손놀림과 자꾸만 뒤처지는 생각의 속도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 결과 ‘현대 속의 근대, 문명 속의 자연’이라는 접점을 찾아내 화폭에 옮겼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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