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만 칼럼] GAFA 춘추전국 시대의 창조경제 기사의 사진

언제부턴가 우리가 착각하는 것이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세계 최강국에 속한다는 믿음이다. 희망은 클수록 좋겠지만 엄연히 사실과는 다른 내용을 사실이라고 확신할 경우 결과는 물론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혼선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아래의 지도는 지난해 12월 1일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인터넷에 공개한 ‘GAFA 왕국시대 (the realms of GAFA)’의 인포그래픽이다.

GAFA는 구글(Google), 애플(Apple),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등 현재 ICT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네 개 회사의 머리글자를 합성한 용어. 이 지도는 GAFA 춘추전국시대의 현재 지형도와 미래의 활약상을 흥미롭게 나타내고 있다. 지도를 보면 각 왕국마다 특정한 배경을 갖고 있다. 북서쪽으로는 고립된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이고 아마존 Cloud mountain 너머에는 아직 ICT 강국들이 제패하지 못한 미지의 대륙(The Dark Offline)이 존재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동방의 삼성이 돛단배를 몰고 GAFA 대륙을 찾아오고 있다.


☞지도 크게 보기(출처: 이코노미스트)


이 지도는 한낱 판타지에 불과하지만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수천 조 달러의 시장을 창출해가며 역사상 없었던 대규모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이 춘추전국시대는 역사가 20∼30년에 불과하며 미래를 내다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뉴욕타임스가 무명의 블로그인 허핑턴포스트에게 일격을 당했고, 세계 최대의 DVD 대여업체인 블록버스터가 우편배달업체인 네트플릭스에게, 북미 최대의 서점인 반스앤노블이 아마존에게, 야후가 구글에게 왕좌를 내주는 지각 변동 속에서 일어난 것들이다.

이 같은 혁신은 스마트폰의 발전과 맞물려 더욱 커다란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판매가 애플을 능가했다고는 하지만 핵심기술은 자체의 것이 아닌 반면, 애플은 2012년 전까지 스마트폰 업계를 이끌어 온 생태계 조성 능력과 세계적 마니아층을 자랑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창조경제’란 용어를 놓고 입씨름할 때가 아니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싸이월드가 한때 미국 대학에서 연구대상이 되었지만 후발주자 페이스북에 SNS의 시장을 넘긴 사례에서 보듯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은 ‘IT붐 하나라도 제대로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구글이 인터넷 광고 시장의 총아가 된 원인을 알고 이를 넘어서야 한다.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통합검색이라는 이름 아래 부정확한 사실까지도 전부 나열해놓고 수십번씩 클릭하게 만드는 방식으로는 단 한번 클릭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주는 구글 방식을 이기기 어렵다.

ICT 창조경제는 목표가 분명하다. GAFA 왕국을 공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미래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할 수 있다. 충분한 창조적 에너지가 있고 인터넷으로 ‘신상털기’하는 능력은 세계 최고다. 문제는 이런 젊은이들을 창의성 있게 끌고 가지 못하는 정부다.

편집인 s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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