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박명호] 정치쇄신특위를 주목한다 기사의 사진

국회에 정치쇄신특위가 구성되었다. 특위는 ‘관례상’ 여야동수로 구성되며 정치적 게임의 룰을 다루기 때문에 표결보다는 합의 처리의 전통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정치력이 특위 운영의 중요한 요소다. 특위 위원장이 야당 원내대표 출신의 김진표 의원이라는 것이 주목되는 이유다. 정치쇄신특위는 내년 지방선거에 적용될 선거, 정당 그리고 정치자금 제도 개편은 물론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사실 이번에 구성된 특위는 2월 국회에 설치하기로 합의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작년 총선부터 여야가 경쟁적으로 ‘새 정치’를 부르짖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제시했던 것에 견주어 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금도 정치쇄신특위와 실행특위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여야의 정치쇄신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국회 정치쇄신특위는 지난 1년 동안 여야의 정치쇄신안을 모아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정리해야 한다.

쇄신특위의 각오도 남다르다. 이름부터 ‘쇄신’위다. 과거 유사한 기능을 수행했던 특위는 ‘개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사전을 찾아보면 개혁은 ‘제도나 체제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침’을 말하고, 쇄신은 ‘나쁜 폐단이나 묵은 것을 없애고 새롭게 함’을 말한다. 이렇게 보면 지금까지의 정치개혁은 ‘새롭게 바꾸는 것’에 머물렀지만, 지금부터의 정치쇄신은 ‘나쁜 것과 묵은 것을 없애고 새롭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정치쇄신특위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특위 운영과정이 공개돼야 한다. 과거 정개특위 활동을 보면 위원회에서 무엇을 어떻게 결정했는지 알 수 없었다. 특위과정에서 여야 간 정치적 거래와 담합이 가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잘못된 것이다. 여야의 진정성이 의심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치쇄신특위의 운영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여야의 정치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둘째, 특위는 정치관계법 개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회에는 권역별 비례대표 국회의원제 도입, 정당 활동에 대한 기부행위 제한규정 완화, 중앙당 개최 대의원 대회 참여 대의원들에 대한 교통편의 제공 허용 그리고 지역대표 선출직 공직자의 관내 행사 축사를 선거운동의 예외사항으로 인정’ 등의 다양한 정치관계법 개정안이 제출되거나 제출될 예정이다. ‘선거, 정당 그리고 정치자금의 정치관계법’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다른 제도와 조화되지 않는다면 원하는 정치개혁의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정치쇄신특위는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한 선거, 정당 그리고 정치자금 제도를 아우르는 종합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셋째, 실천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총선부터 대선까지 정치쇄신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불체포특권 포기, 무노동·무임금 적용, 연금제도 개선, 겸직 금지, 세비 삭감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공약(空約)에 그치거나 일부는 발의만 해놓은 채 언제 처리할지 소식이 없다. 하나도 실천된 것이 없다. 말만 요란했다. 따라서 특위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여야의 공통된 정치쇄신안부터 우선 처리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김 위원장이 “작년 국회쇄신특위에서 논의를 거쳐 발의된 의원겸직 금지 등 4개 쇄신과제와 관련된 10개 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촉구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적절해 보인다.

특히 의원겸직 금지 법안 처리가 중요하다. 19대 국회의원 중 96명, 의원 셋 중 하나가 국회의원직 이외의 직을 겸직하거나 영리업무를 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못된 관행이다. 의원겸직 금지는 대한민국 국회가 국회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첫 단추다. 나아가 국회폭력 예방 및 처벌 강화 그리고 윤리위원회 강화 등의 자정(自淨)노력도 구체적 성과물로 이어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약속이 아니라 실천이다. 쇄신특위를 거듭 주목한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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