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정진영] 한국교회 크리스천들의 현 주소 기사의 사진

지난주와 이번 주, 한국교회와 관련된 눈길 끄는 자료 2건이 발표됐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www.kpastor.org)가 올 1월에 이어 지난 19일 추가 공개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결과’와 목회사회학연구소(psik.co.kr)가 25일 배포한 ‘소속 없는 신앙의 모습’이 그것이다.

전자는 기독교인들의 눈으로 본 한국교회와 교인들 의식에 대한 심층 보고서이고 후자는 기독 신앙은 갖고 있으나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크리스천들에 대한 실태 분석 자료다. 여기에 담긴 내용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한국교회와 교인들의 ‘오늘’을 정밀하게 진단했다는 점에서, 또 이를 바탕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전망해 볼 수 있다는 관점에서 흥미를 자아내는 것이 사실이다.

청년 기독교인 급격히 줄어

한목협은 지난 해 10월 한 달 동안 전국 7대 도시의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면접 방식의 조사를 실시했다. 1998년과 2004년에 이어 세 번째 조사다. 그 결과 지난 12년 동안 크리스천들의 의식 및 행동에 많은 변화가 있음이 확인됐다.

무엇보다 청년 기독교인이 급격히 감소했다. 전체 기독교인 수는 보합세였으나 19∼29세 청년층은 지난 8년 동안 8.9% 줄었다.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고령화 추세를 반영하더라도 감소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게 한목협의 설명이다.

신앙 헌신성도 낮아졌다. 한 주일 동안 성경을 전혀 읽지 않는 교인이 40%를 넘었고 하루에 한 번도 기도를 하지 않는 비율이 30%였다. 기독 신앙의 본질인 ‘그리스도를 영접했다’는 신앙관 역시 퇴조했다.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가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라기보다 ‘건강 재물 성공 등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교인이 세 배 정도 많아졌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교회가 교인들의 약화된 신앙관, 물질적 욕망에 매몰된 가치관을 어떻게 바로 세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소속 없는 신앙에 관심 가져야

한목협 조사 결과 기독교인 10명 중 1명은 교회 출석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1950년대부터 독일 등 유럽에서 나타난 ‘거리를 둔 교회성’이나 ‘거리를 둔 크리스천’과 유사한 현상으로 한국교회가 서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주목되는 것은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지난 2월 기독교인 316명을 조사한 결과 소속 없는 크리스천 다수가 여전히 교회에 다시 나가고 싶다는 입장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무교회주의자’가 아닌 만큼 교회가 제대로 안기만 한다면 언제든 교회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한국 크리스천들의 의식과 양식이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다수의 기독교인들은 믿음의 수준이 높고 의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경건생활도 잘 하는 편이다. 그러나 종교성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으며, 소속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헌신성과 만족도는 떨어지고 있다.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교인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에 볼 수 없었던 한국교회의 취약성이 현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 크리스천들은 무엇을 고민하며 교회는 이를 어떻게 풀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있다면 한목협과 목회사회학연구소의 자료를 일람할 것을 권한다.

정진영 종교국 부국장 jy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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