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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발견] (16) 에너지 드링크

[디자인의 발견] (16) 에너지 드링크 기사의 사진

이른바 에너지 드링크라고 하는 고카페인 음료가 인기라고 한다. 그런데 에너지를 마실 수 있는 것일까? 카페인이 함유된 옛 음료는 마치 약처럼 포장되어 피로회복제라고 불렸다. 이에 반해 에너지 드링크는 값비싼 음료수처럼 포장되어 힘을 내게 하는 효과가 있는 듯 광고한다. 대부분 호러 영화의 기괴한 그래픽, 불을 시각화한 자극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 처음 이런 음료수를 봤을 때는 담배에 경고성 이미지를 담듯이 친근하지 않게 만든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이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왜 그렇게 밤에도 졸음을 참고 버텨야 할까? 과제를 하느라 밤샘 작업을 하는 학생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게다가, 시험을 앞둔 고교생, 입시생들도 마신다고 한다. 광고회사에 있던 분이 언젠가 시장의 짐꾼이 잠시 쉬면서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광고한 그 음료를 그 짐꾼은 몸에 좋은 피로회복제라고 믿고 사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이 과장된 이미지로 감싼 음료수를, 장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이 마시는 모습을 보면 묘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아니고 음료수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것, 잠들지 못하는 청춘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자신을 소모하도록 하는 음료수 디자인이라니 씁쓸하다.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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