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대법관 35년 재직… 산증인의 회고록 기사의 사진

최후의 권력, 연방대법원/존 폴 스티븐스(반니·1만8000원)

미국 연방대법원은 독특하다. 사법 체계의 꼭대기에 있는 최고 법원이자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 역할을 함께 담당하며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인종 차별, 표현의 자유, 사형제도, 낙태 문제 등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사건에 대해 연방대법원이 내린 판결은 미국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 신장의 근간이 됐다. 저자는 1975년 12월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35년간 연방대법관으로 재직한, 그야말로 사법사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초기엔 보수적이었으나 윌리엄 렌퀴스트 연방대법원장의 등장으로 연방대법원의 보수색이 짙어지자 사형제도, 소수자 인권 등에 대해 의미 있는 소수 의견을 내며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를 듣는다.

퇴임 후 회고록을 쓰는 관행에 따라 집필한 책에서 그는 자신과 인연을 맺었던 5명의 연방대법원장 시절을 돌아본다. 공화당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가 맞붙었던 2000년 대선에서 연방대법원이 플로리다주 재검표를 중단시키는 판결을 내릴 당시 자신이 반대한 이유를 소개하는 등 주요 판결이 내려지기까지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재판과 판결의 공정성에 있어 국민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 날이 갈수록 위상이 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사법부가 오버랩된다. 김영민 옮김.

김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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