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송세영] 기독중재원의 선한 사역 기사의 사진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기독중재원)이 지난달 28일로 개원 5주년을 맞이했다. 기독중재원에는 목사 23명과 변호사 20명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중재인과 조정위원으로 대법관 출신 등 변호사 78명이 봉사하고 있다.

기독중재원은 출범 초기만 해도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기독법조인과 목회자들이 뜻을 모으긴 했지만 임의단체인데다 역사와 경험이 일천해 신뢰와 권위를 갖고 활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출범 후 5년간 160건 화해 조정

하지만 기독중재원은 5년간 접수한 사건 506건 중 160건을 화해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중재도 11건을 이끌어냈다. 법정으로 갔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낭비됐을 사건들이 기독중재원을 통해 ‘아름다운 화해’로 마무리된 것이다.

출범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2011년 11월에는 법인 설립 허가도 받았다. 법원행정처가 주무 관청으로서 외부 분쟁 조정기구에 대해 법인 설립 허가를 내준 것은 기독중재원이 유일하다. 지난해부터는 서울중앙지법 등에서 법원연계조정기관으로 지정돼 정식으로 조정을 위탁받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화해 조정 중재를 통해 신뢰를 쌓고 권위를 확보하면 기독교재판소로서 위상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 외의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영문 약어로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이라 부른다. ‘대체적 분쟁해결’ ‘대안적 분쟁해결’ 등으로 번역되는데 소송만능주의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 처방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삭막해지면서 갈등과 분쟁은 급증한다. 이를 법정 소송으로 해결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하고, 최종 판결까지 장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변호사 선임료 등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 반면 상담 협상 조정 화해 중재 등의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ADR은 신속하고 간편한 데다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비공개가 원칙이어서 재판절차 등을 통해 분쟁내용과 개인정보 등이 유출될 수 있는 법정소송에 비해 비밀유지도 용이하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국내에서도 ADR은 활성화되는 추세다. 이미 대한상사중재원, 언론중재위원회, 한국의료분쟁조정원,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ADR이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한국교회에도 ADR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교회 내 갈등과 분쟁이 소송전으로 비화되고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상 이어지면서 당사자는 물론 한국교회 전체에도 큰 상처를 남긴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교회가 ADR을 일찌감치 도입해 뿌리내렸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부작용들이다.

기독교인 중재자 역할 해야

ADR은 성경의 원리에도 부합한다. “너희 중에 누가 다른 이와 더불어 다툼이 있는데 구태여 불의한 자들 앞에서 고발하고 성도 앞에서 하지 아니하느냐”(고전 6:1)는 말씀처럼 성경은 성도들 사이의 갈등이나 분쟁을 세상 법정으로 가져가는 것을 경계하고 성도들 앞에서 해결토록 권면하고 있다.

세상은 그리스도인에게 중재자와 화해자의 역할을 기대해왔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러나 내부 분쟁조차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세상 법정으로 달려가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교회 내 갈등과 분쟁부터 이해와 양보, 용서의 정신으로 해결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되찾길 기대한다.sysohng@kmib.co.kr

송세영 종교부 차장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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