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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칼럼] 친노·주류의 실책 철저히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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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와 야권연대에 대한 맹신, 섬뜩한 언어와 결별하고 정책으로 승부하길”

민주당이 변모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5·4 전당대회가 전환점이다. 최대 주주로서 당을 좌지우지했던 친노·주류가 몰락하고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가 지도부에 포진됨으로써 세력교체가 이뤄진 점이 두드러진다. 이에 걸맞게 노선도 바뀌었다. 전당대회에서 통과된 정강·정책 개정안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 관련 부분이다. 북한의 핵개발을 ‘한반도 평화의 위협’으로 명시했고,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는 표현을 추가했다. 북한의 핵과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종전의 자세와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민주당=안보 불안세력’이라는 우려를 씻어내기 위한 조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폐기 또는 전면 재검토’ 입장을 ‘국익 최우선 추진 및 피해 최소화와 지원을 위한 실질적 방안 적극 마련’으로 수정한 점 역시 주목된다.

요약하면, 중도·실용주의로의 선회라고 볼 수 있다. 이념적으로 우와 좌,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중간지대의 국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민주당이 변화를 선택한 이면에는 두 차례의 대선과 총선에서 연패한 책임을 지지 않는 친노·주류의 사고와 행태까지 버리지 않으면 당 전체가 나락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변화와 혁신을 향한 김 대표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친노 인사를 대변인단에 포함시킨 탕평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향후 당직개편에서도 당의 화학적 결합과 신진인사의 전면 배치란 흐름이 이어질 듯하다. 중도노선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민주당을 배척하다시피 한 점을 되돌아볼 때 민주당의 선택은 민심(民心)과 일정 부분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민주당이 5·4 전당대회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준비된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친노·주류의 잘못이 무엇이었는지 철저하게 반성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친노·주류의 실책을 몇 가지 복기하면 이렇다. 하나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여론에 대한 맹신이다. SNS 여론은 소수의 의견일 경우가 적지 않다. 다수의 견해와 정반대로 나타나는 수도 있다. 합리성을 상실한 극단적인 주장이나 근거 없는 비방이 난무하기도 한다. 그러나 SNS에 끌려다녔다. SNS 위력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했다. 지난 총선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는 이유로 한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가 자질 부족이 드러나 전체 판세에까지 악영향을 준 사례는 그 폐해를 잘 보여준다. ‘민심 난독증’에 점점 들었다는 얘기다. SNS는 여론을 파악하거나 국민과 소통하는 하나의 창구 정도로 활용하는 게 옳다.

다른 하나는 야권연대 혹은 야권 후보단일화 지상주의다. 그들은 야권이 통합해 단일 후보를 내면 새누리당과 싸워 백전백승일 것으로 과신했다.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통합이 바람직한 건 맞지만, 선거 국면에서는 ‘1+1=2’가 아니라 ‘1+1=0.5’가 될 수 있다는 걸 간과했다.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려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 주장에 동조하거나, 민주당이 여당일 때 추진한 한·미 FTA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느닷없이 반대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오히려 믿을 수 없는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지지 않았는가.

끝으로, 철천지원수인 양 상대의 가슴을 후벼 파는 섬뜩한 언어의 남발이다. 여전히 민주 대 반민주 구도에서 헤어나지 못한 탓인지 듣기에도 소름 끼치는 단어들을 종종 동원했다. 폭언으로 국민 마음을 얻을 순 없다.

중산층이 중시하는 건 일관성과 실용성이다. 이념이 아니다. 중도·실용주의를 표방한 민주당은 정책으로 승부하는 게 맞다. 민주당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정책들, 박근혜 정부보다 더 나은 정책들을 생산해내는 데 진력해야 한다. 민주당이 야당을 독과점하는 시대는 점점 저물어가고 있다.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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