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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업체, 사업별 낙찰자 미리 정하고 응찰가 짜고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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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사업 담합조사의 과녁을 건설사업에서 수질개선 사업으로 넓힌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3월 의혹 규명 지시가 발단이 됐다. 공정위는 담합 정황이 짙게 드러난 총인(T-P)사업을 시작으로 4조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수질개선 사업 전체로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총인사업 담합 의혹, 대형 건설사 수법과 동일=4대강 수질개선 사업 중 하나인 총인처리시설 설치 사업은 4대강 보 준공 등 건설사업의 후속이다. 총 사업비도 4952억원으로 10조원에 가까운 건설 사업에 비하면 크지 않은 규모다. 총인사업을 낙찰받은 업체 관계자는 7일 “총인사업은 대형 건설사들이 먹고 남은 찌꺼기를 중·소형 회사가 나눠 먹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인사업 입찰 담합 의혹은 이미 사실로 밝혀진 4대강 건설사업 담합과 수법이 비슷하다. 환경사업 업체들은 턴키방식 입찰을 적극 활용했다. 턴키방식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한 업체와 일괄 계약을 맺고 사업을 발주하는 방식이다. 업체들이 입찰에 앞서 사업별로 낙찰자를 미리 정한 뒤 응찰가격을 짜고 치는 게 용이하다. 쉽게 말해 A구역 사업에서 2순위로 밀린 업체를 B구역에서는 1순위로 은밀히 밀어주는 식이다.

실제 총인사업 낙찰 결과를 보면 턴키방식을 이용한 담합 의혹이 짙다. 경기도 파주의 9개 총인사업이 공고금액의 평균 99.8%에 낙찰된 것을 비롯해 경기지역 22개 총인사업 평균 낙찰률은 99.0%에 이른다. 일반 경쟁입찰의 낙찰률이 80%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사전에 담합을 하지 않고는 이 같은 낙찰률은 나올 수 없다.

입찰로 선정된 업체가 적격한지 평가하는 과정에서 로비도 필수다. 지난달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공개한 코오롱워터텍의 10억원대 현금 살포 문건을 보면 ‘진주 총인 심의위원 1200만원’ 등의 로비 정황이 나타났다.

◇공정위·감사원·검찰 총출동=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첫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총인사업 담합 의혹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통과시킨 것을 언급하며 “예산 낭비와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 발언 직후 공정위는 수질개선사업을 조준해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총인사업뿐 아니라 하수도 정비 등 다른 수질개선사업도 비슷한 수법의 담합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감사원도 이달 중으로 총인사업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또 공정위에 대한 4대강 건설 담합 부실조사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공정위가 카르텔국 조사인력 대부분을 4대강 수질개선사업에 투입하면서 ‘속도전’을 벌이는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검찰마저 수질개선사업 로비 의혹 수사에 착수하면서 4대강 수질개선사업 의혹 규명 작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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