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디자인의발견

[디자인의 발견] (18) 평창 올림픽 엠블럼

[디자인의 발견] (18) 평창 올림픽 엠블럼 기사의 사진

로고는 로고일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올림픽은 한 세대가 한번 경험할까 말까 한 큰일이니 아무래도 달리 봐야겠다.

이번 엠블럼은 공모전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인다는 취지였는데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공고와 접수가 이뤄졌고 대상에게 500만원이 지급되는 수준이었다. 자국의 디자인회사에 40만 파운드(약 7억원)를 지급하고 만든 런던 올림픽의 엠블럼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평창이 더 경제적이었을지는 몰라도 두 번씩이나 강원도민의 속을 태우고 이뤄낸 성과임을 생각하면 충분히 고민하고 알찬 결과물을 내기에는 부족한 조건이다.

게다가 “저작권은 조직위원회에 귀속”된다거나 “필요에 의해 디자인을 수정 또는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은 지자체의 작은 공모전에서나 나올 법한 조항이다. 주요 매체에서는 이번 엠블럼이 한글 초성을 따고 오방색을 사용했다면서도 누가 디자인했는지는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고 조직위가 얼마나 세심하게 조사하고 신경 썼는지만 강조했다. 사실 이것은 어떤 디자인 전문회사가 디자인하더라도 당연히 거치는 과정일 뿐이다. 올림픽은 그 나라가 배출한 전문가들을 제대로 동원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엠블럼이 잘 디자인되었는지를 따지기보다는 창의적 자원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올바른지 생각해봐야겠다.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