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우아한 세계 기사의 사진

누구든지 높은 자리에 앉으면 은근히 뽐내고 싶어 한다. 화려한 옷을 입고 우아하게 포즈를 취하면서 좀 봐달라고 하는 것이다. 주사기에 물감을 넣어 콕콕 점을 찍는 방법으로 작업하는 윤종석 작가의 그림을 보자. 권력을 상징하는 커다란 의자를 세계지도가 그려진 천으로 감싸고 있다. 겉으로는 우아해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면에 가려진 욕망과 본능이 드러난다. 속과 겉이 다른 권력의 속성을 비유하고 있다.

풍선을 접어 형태를 만들어내듯이 옷을 접어 동물이나 권총 등 다양한 사물을 표현하던 작가는 새로운 작업을 시도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상임이사국의 국기를 각각 의자 위에 걸친 그림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를 풍자한 것이다. 만국기로 테이블을 덮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도 마찬가지. 힘이 셀수록 욕망도 커지는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꼬집고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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