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성원모] 자원개발과 환경보전 기사의 사진

대표적 사양산업이자 심각한 환경파괴 산업이었던 우리나라의 광산업이 광해(鑛害)방지산업으로 면모를 바꿔 새로운 블루오션 개척에 나서고 있다. 광해방지산업이란 금속, 석탄 등의 광산개발로 인해 훼손되고 오염된 자연과 환경을 원상태로 복구하는 환경산업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광해방지 기술개발에 뛰어들어 세계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글로벌 광해관리 컨설팅기업인 영국의 아멕(AMEC)은 광해복구, 환경영향평가, 수자원관리, 광산설계 등의 사업으로 2011년 5조79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프랑스의 세계적 수처리 전문기업 베올리아워터는 광산배수 처리, 수질개선 등의 사업으로 같은 해 3조3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민간사업자 중심의 선진국과 달리 2006년 준정부기관인 한국광해관리공단(이하 공단)을 설립하고 그동안 광해방지 기술개발, 전문인력 양성, 민간기업 육성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광해방지기술은 아직 선진국 대비 평균 78%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광물찌꺼기 무해화 기술, 광산폐수 자연정화 기술, 광섬유 센서 지반침하 계측기술, 오염토양 정화기술 및 복원기술 등 4대 광해방지 핵심기술은 선진국과 동등하거나 상회하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와 함께 공단은 2008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미개척시장인 동남아를 중심으로 인적·기술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그 첫 결실로 2010년 독립국가연합(CIS) 6개국에서 1억6400만원 규모의 광해방지 관련 사업을 진행했으며, 2011년에는 ‘몽골 광해실태조사와 정보화 구축사업’을 비롯해 12개국과 20억5000만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세계 광해방지시장 규모는 2010년 생산량 기준으로 연간 약 76억 달러, 매장량 기준의 잠재시장 규모는 약 4470억 달러로 추정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몽골,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자원부국 사이에서는 광산개발 이후 휴·폐광산으로 인한 오염이 국가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지속가능한 자원개발과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개발 단계부터 광해방지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결국 광해방지기술은 광산개발에 따른 환경파괴 이후의 복구에만 초점을 맞추던 상황에서 이제는 자원개발 초기 단계부터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환, 확대되는 것이다. 특히 공단이 키르기스스탄, 콜롬비아 등에서 추진하는 ‘광물찌꺼기(광미) 재자원화 사업’은 우리의 광해방지기술로 광미 제거는 물론 그 과정에서 금을 회수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야말로 광해방지 사업이 곧 자원개발 사업이 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의 해외 자원개발 진출 기업 및 기관은 광해방지기술과의 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요량에 비해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만큼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라도 자원개발과 광해방지기술을 한데 묶은 협력사업을 강화해야 보다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광해방지기술과 관련한 명확한 표준이 없기 때문에 한국형 모델을 국제표준으로 제정하기 위한 노력에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난달 26일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표준화기구 광업위원회(ISO TC82) 총회에서 광해관리소위원회 간사국으로 선임돼 국제표준을 주도할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지금 세계는 자원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모든 국가가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국가 간, 민족 간 갈등도 첨예화하고 있다. 에너지 패러다임도 기존의 자원중심, 환경파괴, 에너지 수입이라는 틀에서 기술중심, 환경친화, 지속가능, 에너지 자립의 프레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1992년 ‘환경과 개발에 대한 리우 선언’이 광물자원 산업분야에서는 환경과 개발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성장모델로 자리잡을 날이 머지않았다.

성원모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한국자원공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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