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송세영]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기사의 사진

한국교회가 부러워할 만한 소식이 프랑스에서 들려왔다. 프랑스개혁교회(ERF)와 프랑스복음주의루터교회(EELF)가 지난 8∼12일 리옹에서 공동총회를 갖고 ‘프랑스연합개신교회’(EPUF)로 새롭게 출범했다는 뉴스다. ERF는 16세기 종교개혁 때 칼뱅주의를 추종한 위그노의 후신이다. 통합 전 프랑스에서 가장 큰 개신교단으로 프랑스 전역에 교회가 있다. EELF는 루터의 신학을 따르는 교회로 16세기 몽벨리야르를 중심으로 생겨났다.

프랑스 개신교단의 통합

같은 뿌리에서 나온 교단도 한번 나눠지면 다시 합치기 힘들다. ERF와 EELF처럼 전혀 다른 역사와 전통을 가진 두 교단이 통합하는 것은 더욱 어렵고 힘들다. 두 교단은 1960년대 처음으로 통합을 논의하기 시작한 이래 조금씩 대화와 협력의 폭을 넓히며 신뢰를 쌓아왔다. 통합의 방향도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흡수한 게 아니라 각자의 전통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쪽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두 교단의 통합은 그래서 ‘역사적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입장에선 부러울 뿐만 아니라 부끄럽기까지 한 뉴스다. 한국교회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교단만 200개에 육박할 정도로 교단이 많다. 이름만 차용한 엉터리 교단이나 유명무실한 교단을 제외하고 역사적 뿌리가 어느 정도 확인되는 교단만 추려도 20개를 넘는다. 장로교만큼은 아니지만 성결교나 기하성도 교단이 둘, 셋으로 분열돼 있다. 연합기관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이어 한국교회연합까지 분립하면서 대표성마저 모호해졌다.

최근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를 둘러싸고 해묵은 신학 논쟁까지 다시 불거지며 반목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선 WCC총회 저지를 위한 집회와 시위까지 예고해, 세계교회를 초대해놓고 집안싸움을 벌이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까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WCC총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지 못하면 내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도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힘들다. 세계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신학적 입장을 떠나 한국교회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WCC총회와 WEA총회는 신학적 지향성이 다른 별개의 행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계교회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큰 흐름 아래 하나로 연결돼 있다.

WCC총회 계기로 삼았으면

따라서 WCC총회와 WEA총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앞당기는 기회일 수 있다. 진정성 있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로의 같음을 확인하면서 다름도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써 이해와 협력의 바탕을 마련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양대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서로 협력할 수만 있다면 한기총과 한교연의 재연합도 앞당겨지고 기하성과 성결교단, 예장 고신과 합신, 백석과 대신 등의 교단 통합에도 탄력이 실릴 것이다.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한국교회는 수십개의 교단으로 나누어졌으면서도 하나의 성경, 찬송가를 사용하는 전통을 일군 경험이 있다. 한국교회의 분열을 부채질해온 현실정치에 대한 관여도 최근 상당히 약화됐다. 안티기독교세력과 이단들의 발호에 따른 위기의식은 어느 때보다 높다. 내년은 한국교회 130주년이 되는 해다.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축제 속에 연합과 일치로 물꼬를 트는 획기적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송세영 종교부 차장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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