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지형은] 교계의 외유 기사의 사진

올해 2월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후보자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있을 때 부인이 “공무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함께 (출장)간 것을” 공식으로 사과했다. 공직자의 외유성 출장의 한 단면이다.

1월 초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 있었다. 국회 사상 초유로 해를 넘겨 예산안이 처리됐고 더구나 쪽지민원예산이 수용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그런데 이 일을 실무적으로 진행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 9명이 1월 1일과 2일 두 팀으로 나눠 중남미와 아프리카로 출장을 떠난다. 출장 목적은 예산심사시스템 연구. 언론은 소도 웃을 일이라고 했다. 그 나라들에서 무슨 그런 주제로 견학하고 연구하느냐는 것이다. 10박11일 일정의 2개 팀에 국민 세금 1억5000여만원이 들었다.

최근에는 경기도의회 의장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 예산으로 칸영화제에 갔다 왔다. 사실은 파리 관광이 주된 일정인 외유였다. 이 때문에 불참하게 된 공식일정에는 백모상이라고 했는데 거짓말이었다. 당사자는 여비 517만원을 반납했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를 조사한다고 한다.

출장 윤리의식 사회보다 낮아

연수나 견학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여행으로 놀러가는 관행이 뿌리 깊다. 국민의 혈세인 공금을 공돈으로 여기는 관행이 계속되고 사회적 비판이 높아지자 안전행정부는 최근 지방의회를 겨냥한 ‘의정발전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외유성 해외연수를 막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법제화한다고 발표했다. 지방의회만으론 안 된다. 국회의원이 초점이 돼야 하고, 각료 등 모든 공직자에게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

기독교계에도 외유성 출장 관행이 오래 됐다. 내가 속한 교단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는 연례적으로 지방회장단이 ‘해외연수’를 간다. 총회 산하 전체 지방회장 부부가 유럽 등지로 연수를 가는데 비용 일부가 총회 예산에서 지원된다. 서울중앙지방회 예산에는 지원 비용으로 200만원이 책정돼 있다. 오해가 없으면 좋겠다. 교계 사역에서 구성원들의 친교를 위한 여행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문제는 ‘외유성 출장’에 대한 윤리성에서 교계가 사회보다 낮은 기준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성결교단만이 아니다. 한국 기독교계의 총회, 연회, 노회. 지방회 그리고 각종 단체나 기관들의 예산에서 이런 종류의 외유성 비용이 상당할 것이다. 이런 사업의 명분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상황과 오늘날의 사회 변동을 보면 이런 관행을 끊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교회에 재정 사고가 많다. 윤리적으로 교회가 사회에 뒤지는 부분이 많다. 교세는 줄고 있다. 지난해 한국 교회는 초교파적으로 70% 정도는 계획한 예산 수입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인다. 교회가 총체적으로 위기다. 그리고 교회 문제가 일반 법정으로 가는 최근 흐름을 가만히 보면, 이런 종류의 외유성 출장에서 놀러가는 성격이 상당하면 이 문제로 피소될 경우 법정 다툼에서 질 가능성이 높다.

공금 낭비하는 여행 폐지해야

교계의 외유, 목사나 장로들이 다 아는 얘기다. 개 교회부터 교단이나 연합기관에 이르기까지 외유성 행사를 폐지하고 출장 목적을 명백히 해야 한다. 교단이나 교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엄격하게 검토하면 예산이 상당히 절약될 것이다. 장로 직분들은 장로직이 마치 국회의원처럼 목사직을 견제하는 기능을 갖는다는 어쭙잖은 생각을 갖거나, 총회석상에서 ‘본 대의원은’ 하면서 총회대의원이 무슨 벼슬인 양 생각하지 말고 이런 문제를 살펴야 한다.

공금은 무서운 돈이다. 헌금으로 조성된 교회적 공금은 사회적 공금보다 더 무섭다. 공적인 윤리의식이 약해지면 공금이 공돈이 된다. ‘공금을 공돈으로 생각하는 정치꾼들’이 거룩한 재정에 관여하지 못하게 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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