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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칼럼] 갈등 속에 진화하는 한·미동맹

[김진홍 칼럼] 갈등 속에 진화하는 한·미동맹 기사의 사진

“원자력협정 개정과 전작권 전환 문제 등 미합의 사항들 세밀하게 관리해야”

갈등 없는 인간관계는 없다. 어느 사회에도 갈등은 존재한다. 국가 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6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 역시 그 역사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갈등의 연속이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발전돼온 것처럼 보여도, 크고 작은 갈등 요인들로 인해 끊임없이 꿈틀거렸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 때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이승만 정부 때에는 북침 통일론을 놓고 마찰을 빚어 미국에서 ‘이승만 제거 계획’까지 만들었고, 박정희 정부 때에는 우리나라의 핵개발 움직임 등으로 대립했다. 전두환 정부 때에는 광주민주화 운동과 김대중 전 대통령(DJ) 사형 선고 문제를 놓고 의견이 충돌했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에는 북한 문제로 얼굴을 붉힌 적이 있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난제였다.

우리 국민들 눈에 비친 미국 이미지도 변화를 겪었다. 1980년 광주항쟁이 변곡점이다. 광주항쟁 이전까지 미국은 경제 도약의 후원자이자, 공산주의를 방어해주는 ‘맏형’ 쯤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광주항쟁을 미국 정부가 방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군사독재정권의 후원자로 바뀌었다. 그 이후 상당 기간 민주화운동은 반미(反美)와 직결됐다. 미 문화원 점거 농성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미국은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던 DJ 구명에 적극 나서고 대통령 직선제 도입에 일조하는 등 민주주의 정착에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 얼마 전부터는 ‘친미=보수’, ‘반미=진보’라는 등식이 깨졌다. 이른바 ‘진보적 한·미동맹주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한·미동맹이 진화하고 있는 이유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과 중국 러시아는 우리나라를 침략한 적이 있다. 북한의 망동도 지속되고 있다. 전직 미국 외교관의 언급처럼 ‘우범지대’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안보를 지키고,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국전쟁에 참여해 엄청난 피해를 본 미국에게 우리나라는 반공투쟁의 전진기지였다. 지금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대표적 성공 사례 국가로, 미국이 추진 중인 아시아 중시정책 이행을 위해 절실한 존재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외교·안보 분야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미동맹 강화를 다짐한 지난달 초의 양국 정상회담 결과가 새삼 조망받고 있다. 정상회담 의미는 적지 않다. 동맹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해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 대처, 미국의 확고한 방위공약 재확인 그리고 동북아 및 글로벌 협력의 지속 등 양국관계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한 것이 가장 주목된다.

하지만 굳건한 동맹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선 갈등요인들을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부터 잘 다뤄야 한다. 양국이 30개월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기존 협정 시한을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한 데서 알 수 있듯 완전한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할 것이다. 최종 타결안이 나와도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 양국이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도출해 내야 할 것이다.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미는 최근 전작권 전환 뒤에도 한국군이 지휘하는 ‘연합전구(戰區)사령부’를 창설해 양국 군대의 연합 지휘체계를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전작권 전환 이후의 연합방위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에 따라 우리나라 방위비 분담액이 터무니없이 늘어날 경우 양국관계가 냉랭해질 소지가 있는 만큼 면밀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또 있다. 미국이 간접적으로 우리나라에 요구하고 있는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제 참여 문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비롯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그것이다.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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