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김성국] 재고용제도 활성화를 위해 기사의 사진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는 단연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하여 발표하였는데 현행 근로시간을 줄여서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고용의 유연화 정책이 주요 골자이다.

얼마 전 국회에서는 ‘정년 60세 연장법’을 통과시켜 2016년부터 직장에서 60세 정년이 의무화될 전망이다.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이 늘어나 많은 사람이 정년 후에도 일자리를 원하고 있으나 현행 정년은 대부분 50대 중반에 머물러 있어 중·고령층의 소득 증대와 행복 추구를 위해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과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이 이미 65세 정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고령화된 선진사회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계에도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

일본의 경우에는 중·고령 근로자의 고용을 촉진하는 제도로서 65세로 정년을 연장하는 것 외에도 근로자의 고용연장과 관계회사로 전직하는 출향제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도가 고용연장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본 기업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은 5% 정도에 불과한 반면 고용연장은 대다수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제도이다. 고용연장이란 60세에 정년퇴직한 직원 중에서 선발과정을 거쳐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제도이다. 신분이 계약직이기 때문에 본인이 퇴직 무렵 받던 급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능력에 따라 계약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퇴직 후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고용된 직원은 반드시 전 소속 부서에 근무하는 것은 아니고, 회사 내 다른 조직에서 근무할 수 있다.

정년 60세 의무화 제도가 우리의 산업현장에 정착되기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가 바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 문제이다. 임금피크제는 노사 합의에 의해 도입될 수 있으나 노조나 근로자 측이 도입을 반대할 경우에는 사용자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기업의 부담은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제도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서 재고용제도가 있다. 이제 우리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고령자들을 위한 재고용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정년 퇴직자를 위한 재고용제도와 더불어 경력단절 여성 근로자들을 위한 재고용제도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여성 근로자를 위한 재고용제도는 결혼, 출산, 육아를 위해 여성 근로자가 일시적으로 고용관계를 해지한 후 일정기한 내에 전 소속직장에 복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일본의 소매업종에서는 이른바 ‘라이선스 제도’가 일반화되어 있는데 이것은 여직원이 결혼, 출산, 육아 등 사유로 직장을 그만두게 될 때 근속연수(예컨대 4년 이상)와 평소의 근무성적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시한(10년) 이내에 본인이 희망하면 원래의 소속직장이나 관계회사에 재취직을 보장하는 증서인 ‘라이선스’를 수여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능력 있는 여성인력을 회사가 퇴직 후에도 계속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 여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직무만족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퇴직 후 재고용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의 인식은 아직까지 낮은 수준이다. 퇴직한 인력이 다시 원 소속직장으로 복귀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조직풍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많은 근로자들이 40∼50대 퇴직 후 자신의 전공이나 적성과 거리가 먼 직무 분야에서 열악한 근로조건을 감수하며 불안한 경제활동을 근근이 이어가는 현실에서, 비록 과거와 신분은 다르지만 전 직장에 재고용돼 일을 계속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 도움이 되며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 근로자들이 성별과 연령에 상관없이 희망에 따라 장기간 근로생활을 영위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가 바로 선진적 복지국가의 모습이라고 믿는다.

김성국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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