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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발견] (22) 플라스틱 스툴

[디자인의 발견] (22) 플라스틱 스툴 기사의 사진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전에 가격표를 먼저 디자인한다”는 이케아(IKEA)의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독특한 디자인 철학을 갖고 있다. 그에게 디자인은 적당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다. 국내 가구 중에서는 플라스틱 스툴만큼 이 기준에 딱 맞는 것도 없을 것이다. 플라스틱 스툴은 무척 저렴한 데다 앉을 뿐 아니라 물건을 올려놓는 등 주변에서 여러모로 활용된다.

몇 천원에 불과한 물건이지만 결코 대충 만든 것이 아니다. 원가를 10원이라도 낮추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고 포개어 놓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조회사 관계자, 금형설계자, 판매자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만들어낸 최적화된 결과물이다.

덕분에 군더더기가 없긴 해도 매력적이거나 앉기에 편하진 않다. 이 점을 해결한 사람은 디자이너가 아닌 가게 주인들이다. 시장을 둘러보면 스툴의 윗부분에 스펀지를 덧대거나 천으로 감싼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디자이너라면 이 궁핍의 미학을 그냥 지나치기보다는 가끔 플라스틱 스툴에 앉아서 더 나은 스툴을 고민해보면 좋겠다. 누가 알겠는가. 캄프라드의 눈에 들어서 이케아 코리아의 독자적인 상품으로 대박을 칠지.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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