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박종록] 절제의 미덕 기사의 사진

어떤 것이든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이 선인들이 남긴 교훈이다. 우리는 정도를 지나쳐 일을 그르치거나 심지어 패가망신하는 사례를 종종 본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지나친 탐닉이나 과욕은 몸과 마음을 상하게만 하고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두뇌는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을 생각하고 결정하는 기능을 갖지 않고 있다. 하나의 일에 몰입하면 거기에 소비한 만큼의 시간은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또 시간을 거슬러 되돌릴 수도 없다. 결국 우리 인생에서 일회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이야말로 더없이 소중한 것이며 길게 보면 인생의 행·불행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자인 것이다.

지난 봄 모 일간지는 게임중독 증후군에 대하여 수회에 걸쳐 심층분석하고 그 후유증과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보도했다. 최근 모 방송사에서는 스마트폰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남녀노소와 장소를 불문하고 일상화 수준을 넘어 거의 중독증상을 보이는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화면을 채웠다. 그리고 OECD 국가 중 1인 독서량 최하위, 게임 및 도박중독성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는 명예롭지 않은 조사결과도 보도하였다. 또 다른 통계는 컴퓨터, 스마트폰 등 각종 전자기기로부터 나오는 유해전자파에 노출되는 빈도나 시간에서도 우리 국민들이 선진국 가운데 상위에 속해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하철 안에서는 물론 보행 시에도, 운전을 하면서도, 식사를 하면서도 심지어 회의참가 중이나 대화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켠 채 주의력과 집중력을 분산하여 주변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심지어 사고에 직면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문명의 발달이 생활을 풍요롭고 안락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잃어버린 것도 많다. 대표적으로 독서와 사색, 그리고 대화의 실종을 들 수 있다. 인터넷 게임에 빠지고, 중요하지도 않은 정보의 바다를 헤매고, 깊이 없는 카톡에 열중하느라 몇 달에 책 한 권도 못 읽는다는 젊은이들에게서 과연 세상을 살아갈 지혜와 내공을 기대할 수 있을까. 활기 있고 희망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밥상머리에서조차 각자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은 화목이나 정겨운 대화와는 거리가 멀고, 자연 속에서도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은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 외에 저 사람이 왜 여기 왔는지 의아스러울 때가 많다. 나아가 인터넷 채팅과 넘치는 광고, 각종 불량오락물의 유혹, 불순한 의도의 선동적, 선정적 게시물 등은 자칫 우리의 이성과 판단력까지도 흐리게 하거나 심지어 마비상태에까지 이르게 하고 있다.

이제 문명의 이기들이 가져온 부작용과 폐해에 대하여는 인식을 같이하는 단계에 이른 것 같으나 제도나 법률에 의한 규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각자가 자신을 보호하고 구제하는 길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즉 스스로 절제하는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는 것이다. 다른 모든 일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절제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큰 미덕이다. 성장기 때부터 절제하는 습관이 몸에 밴인다면 이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끝없는 욕망과 잘못된 길로의 유혹이 가득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며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적정 수준의 절제만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안전하게 이끌어 줄 것이다.

글씨야 잘 쓰든 못 쓰든 상관없이 자필로 정갈하게 쓴 편지 한 장이 주는 감동과 가족과 친구들 간의 화목한 대화가 가져다주는 행복감,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연과 마주할 때의 신선한 감정, 석양의 해변에서 삶과 죽음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정서적 여유를 가진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의미가 깊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박종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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