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시간과  존재 기사의 사진

사진작가 강영길은 대나무와 바다 그리고 수영장을 작업소재로 삼는다. 세 가지 풍경의 이면을 카메라에 담아내면서 ‘존재’의 의미를 찾아 나선다. 대나무 작품을 보자. 전통 한지 위에 검게 프린트된 화면의 오른쪽에 대나무를 배치했다. 초록 대나무가 곧게 뻗어 있고, 그 뒤에 붉은 대나무가 보일 듯 말 듯 몸을 숨기고 있다. 두 대나무 사이에는 빛과 어둠이 공존한다. 생성과 소멸, 실제와 가상의 이미지가 교차하는 것이다.

왼쪽에는 초록 나비 한 마리가 날고 있다. 빛과 어둠 속에서 잠시 동안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허공을 가로지르는 날갯짓이다.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의 모습과 같다. 있는 그대로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 심상 풍경이다. 수영장에서 인물들이 마임을 하듯 삶의 아픔과 고독을 표현하는 ‘존재의 슬픔’, 형태는 없이 푸른색의 인상만 남기는 ‘바다’ 시리즈도 서정적인 울림을 전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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