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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황홀] 기탄잘리(Gitanjali)-37


I I thought that my voyage had come to its end at the last limit of my power, - that the path before me was closed, that provisions were exhausted and the time come to take shelter in a silent obscurity.

But I find that thy will knows no end in me. And when old words die out on the tongue, new melodies break forth from the heart; and where the old tracks are lost, new country is revealed with its wonders.

타고르(R Tagore·1861∼1941)

나의 힘이 고갈됐고 내 여행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길은 막혀 있었고 식량은 떨어졌으므로 조용하고 은밀한 곳에 몸을 숨겨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나의 종말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낡은 언어가 나의 혀에서 사라져가고 있을 때, 새로운 선율이 내 마음속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오래된 길이 사라지는 곳에서 새로운 세계가 경이롭게 나타났습니다.


지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시다. 큰 어려움 속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하는 사람, 깊은 명상 속에서 자신을 비우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절대자는 새로운 말과 길을 내주신다.

타고르는 인도의 성인으로 꼽히는 시인이다. 이런 일화가 있다. 한 번은 배를 타고 가다가 강 위에서 명상에 빠져들었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뱃사공은 타고르가 명상에서 깨어날 때까지 8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타고르가 벵골어로 시를 쓴 후 1912년 직접 영역해 런던에서 ‘기탄잘리’를 출판했을 때 영국 지식인들이 받은 충격은 대단했다고 한다. 지적인 아름다움과 동양사상의 정일(靜逸)함, 시의 단순함과 의미의 풍요로움, 그리고 교육사상가로서의 실천력 등 한 사람의 서양인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중층(重層)적인 깊이를 지닌 동양의 시인을 처음 만났기 때문이다.

벌써 2013년의 절반이 지나갔다. 세월의 빠름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감상하며 힘을 얻을 수 있는 시다.

임순만 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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