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이영훈] 금연구역 확대는 대세 기사의 사진

지난달 4일 성일환 공군참모총장이 앞으로 공군 부대 내의 병사 생활관은 물론 장교 숙소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지시를 내릴 때만 해도 국군 창설 이후 획기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듯했다. 사실 공군이 이처럼 금연을 적극적으로 강조하는 이유는 조종사들이 흡연을 할 경우 항공기 조종 중 폐에 생긴 기포가 터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킬 뻔했던 혁신적 제안이 공군 안팎으로부터 역풍을 맞아 시도해 보기도 전에 지침을 철회하는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반대자들의 논리는 장병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김관진 국방장관이 ‘기본권 침해는 위법사항’이라고 재검토를 지시함으로써 전면 금연이 철회되고 흡연구역 축소와 일과 중 금연으로 물러서고 말았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강조되고 있는 ‘흡연자의 권리’가 또 하나의 나쁜 선례를 낳고 만 것이다.

흡연은 비흡연자의 권리 침해

흡연의 육체적·정신적·사회적 해악성은 흡연자들조차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흡연은 단순히 개인의 기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비흡연자에 대한 각종 피해의 전가로 이해되어야 한다. 서구사회는 강력한 금연정책과 피해자들로부터의 천문학적인 소송에 휘말려 담배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날로 확장되는 금연구역 때문에 설 자리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서구의 ‘담배 메이저’들이 비서구권에 눈을 돌렸다. 그들이 우월적 무역협정을 이용해 제3세계 청소년층과 여성들을 겨냥한 ‘마일드’한 담배를 만들어 무차별적으로 판매 공세에 열을 올려 큰 효과를 거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도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흡연자의 권리만을 내세우는 것은 사회적 해악을 가져온 범법자들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흡연자의 권리를 보장하느라 수많은 피해자들의 권리가 침해된다면 이것이야말로 헌법에서 보장된 기본권이 묵살되는 처사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하던 이야기가 있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담배연기가 꼭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미국의 전국지인 ‘USA 투데이’지에 실린 통계기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담배 소비량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2위인 일본을 거의 두 배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물론 우리사회에서 비흡연자의 권리가 지난 20여 년간 약진해온 것은 사실이다. 우선 TV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이 사라졌다. 또한 공원이나 버스정류장, 지하철 역 등 공공장소에서 금연구역이 확대되어 나가는 실정이다.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가 전국 최초로 강남대로를 금연거리로 정하고 단속을 강화한 지 1년 만에 금연 구역 내 흡연자가 90%가량 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엊그제부터 150㎡가 넘는 술집과 음식점, 커피숍, 제과점에서 금연이 시행되고 있다.

몸 학대는 창조질서에도 반해

그럼에도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이를테면 담배 포장지에 흡연경고문을 한층 더 강화하는 것과 담배 가격을 대폭 인상함으로써 흡연 인구를 줄여나가는 것 등이다. 그리고 아파트의 층간 소음 문제와 더불어 층간 담배연기도 국민 건강과 비흡연자의 권리 증진을 위해 반드시 규제되어야 한다.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은 이제 에티켓의 문제를 넘어 대세가 되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건강과 삶의 질을 제고하는 첩경 중 하나이다. 또한 성경은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6:19)라고 말한다. 이처럼 귀중한 우리의 몸을 유독가스로 학대하는 것은 창조질서를 반하는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와 우리의 후손들에게 보다 맑은 공기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금연지역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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