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김무정] 휴가 잘 보내기 기사의 사진

휴가철이다. 유명 휴양지 비행기표는 이미 동이 났고, 해변가 콘도나 명승지 숙소들도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한국의 경제 수준이 올라가면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휴가는 ‘일상적으로 해오던 업무나 생업을 잠시 접고 쉬는 것’이다. 푹 잘 쉬고 돌아오라고 주는 보너스 기간이다. 그래서 이 시간에 몸과 마음을 잘 정돈하고, 활력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더 건강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휴가의 목적이 달성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휴가 개념은 이와 좀 동떨어져 있다. 잘 쉬는 것이 아니라 잘 놀아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곳을 찾아 구경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신나게 즐기는 것에 성공하면 휴가를 잘 보냈다고 흐뭇해한다. 그러다 보니 평상시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면 말 그대로 파김치가 된다. 그제서야 진짜 쉬고 싶은 생각이 든다. ‘휴가 증후군’이란 병명이 있을 정도다.

잘 놀기보다 잘 쉬어야 옳다

혹시 성경에 휴가에 대한 내용이 있을까 촘촘히 살펴보았다. 예수님 당시에는 오늘과 같은 휴가 개념이 없었기에 성경을 통한 추론만 가능하다. 예수님은 식사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분주하고 바쁜 사역들을 펼치셨다. 우리가 요즘 바쁘게 사는 것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하셨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홀로 때로는 두세 사람의 제자들과 함께 조용히 머물러 계셨고, 물러가기도 하셨다. 따로 혼자 산에 올라가셨고, 바닷가를 거니셨고, 아무도 없는 한적한 광야에 나가셨다는 내용이 성경 곳곳에 등장한다. 사람들이 없는, 번잡하지 않은 조용한 곳을 찾아가 예수님만의 조용한 휴식을 누리신 것이다. 그리고 이 시간을 통해 기도하셨다. ‘하나님과 영적교통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이 재충전의 시간이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의 사역을 더 힘 있고 강력하게 만든 원천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예수님의 휴식 방법은 우리와 전혀 달랐다. 휴가의 본질은 쉼, 재충전에 있다. 남보다 더 멋진 곳에 갔다 와서 사진으로 남겨 자랑하고 싶고, 여행경비와 옷차림, 뭘 먹을지 걱정해야 하는 휴가라면 이는 진짜 휴가가 아니라 나들이일 뿐이다. 영(靈)과 혼(魂)과 육(肉)이 모두 쉼을 얻는 휴가가 진짜 휴가다.

이런 점에서 예수님이 이 쉼의 본을 행동으로 보여 주셨다. 그것은 앞에서 소개한 대로 ‘따로’, ‘한적한 곳에서’, ‘홀로’, ‘기도하며’라는 공통분모를 뽑으면 연결이 된다. 그래서 굳이 성경적 휴가 모델을 제시하라면 ‘성경과 신앙서적 등을 준비해 혼자, 혹은 가족들과 한적하고 공기 맑은 기도원이나 수양관을 찾아 기도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 속에서 영성이 계발되고 몸과 마음이 회복된다면 이야말로 진정한 휴가가 아닐 수 없다.

영성계발과 재충전의 시간

우리 사회는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일벌레처럼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을 향해 찬사를 보낸다. 남보다 빠른 성과를 올리면 박수를 치고 대단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께서는 바쁘게 일만 열심히 하는 삶을 원하시지 않으신다. 설사 이것이 선교이고 전도사업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대신 주 안에서 기뻐하고 감사하며 평안을 누리라고 명하신다. 하나님과 교통하며 내밀하게 만나기를 더 원하신다(고전1:9). 여기에 참된 쉼, 즉 휴가를 잘 보내는 정답이 숨겨져 있다.

김무정 종교부장 kmj@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