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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골프존 조사 왜] 사실상 프랜차이즈 업주… 점주들 “전형적 甲질” 주장


대표적인 창조경제 성공 사례로 꼽혔던 골프존이 ‘갑을(甲乙)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주통합당 을지로(을을 지키는 길) 위원회는 골프존이 현행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갑을관계를 악용, 폭리를 취하는 전형적인 ‘갑의 횡포’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골프존은 상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릐공정위, “골프존, 가맹거래법 대상 아니다?”=골프존의 불공정 행위 논란은 지난 6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시작됐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이상직 의원은 골프존이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해 스크린골프장 점주에게 여러 불공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폭로했고,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후 공정위는 골프존이 편의점 등과 같이 가맹거래법 규제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다. 골프존이 사업자를 모집해 창업을 알선해주고 창업 이후 각 스크린골프장의 고객관리와 실적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프랜차이즈 사업과 유사했다. 그러나 통일된 상호를 쓰고 경영을 지원해주는 등의 가맹관계 요건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결론적으로 가맹사업법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겉으로는 전형적인 갑을관계 모습을 띠고 있지만 골프존은 가맹사업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점주들, “무늬만 개별사업자, 사실상 골프존에 예속”=골프존이 사실상 프랜차이즈 업종으로 전형적인 갑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스크린골프장 점주들은 입을 모은다. 골프존이 스크린골프장 매장 간 과당 경쟁은 모른 체하면서 폭리 수준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요구하는 등 전형적인 ‘갑질’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골프존은 91.4%의 시장점유율로 스크린골프장 점주와의 관계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컴퓨터, 스크린 등 기계는 개별 매장에서 소유하지만 골프 경기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골프존이 온라인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존은 정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고 있는데 개별 매장 사업주들은 이 과정에서 골프존이 엄청난 폭리를 챙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2월 최신 모델인 ‘비전’ 기계가 출시된 직후 1기당 2000만원이었던 업그레이드 비용이 1년 만에 50% 인상된 3000만원으로 올랐다. 비전보다 한 단계 낮은 ‘리얼’ 기계의 업그레이드 비용도 2년 만에 14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3배 이상 인상됐다.

문제는 단지 인상폭이 크다는 게 아니라 골프존이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하지 않고 독점공급권을 바탕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을지로위원회에 접수된 한 점주의 500만원 업그레이드 세부 내역을 들여다보면 컴퓨터 1대와 홍보물 등 퀵서비스로 배달해도 되는 물건의 운송비가 50만원으로 책정됐다. 컴퓨터 교체 작업이 전부인 설치비로 50만원, 컴퓨터 가격은 같은 사양의 시중가보다 60만원 비싼 200만원, 32만원에 팔리고 있는 카드리더기 세트가 100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여기에 검수비 명목으로 100만원의 기타비용이 추가됐다.

◇편의점 제외하면 가장 많은 가맹점 보유=전국적으로 골프존 기계를 사용하는 스크린골프장은 5300여곳에 이른다. 씨유, GS25 등 6000여개 가맹점을 거느린 편의점 업종을 제외하면 골프존보다 많은 가맹점을 가진 프랜차이즈는 없다. 이렇다보니 한 건물에 두 개 이상의 스크린골프장이 들어서는 일도 허다하다. 서울 강남 등 번화가 일대에는 반경 1.5㎞ 내에 16개의 스크린골프장이 들어서는 등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계 한 대를 들여놓는 데 5000만~7000만원이고 보통 5대 이상의 기계로 매장이 꾸려지기 때문에 퇴직자들이 전 재산을 쏟아부어 창업하는 사례가 많다. 그렇지만 높은 초기 투자비용 탓에 사업에서 손을 털고 나오기는 쉽지 않다.

이에 골프존은 노래방 기계 공급 업체가 노래방의 영업을 통제하지 않는 것처럼 골프존도 개별 스크린골프장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골프존 관계자는 “과밀지역에 점포를 내고 싶다고 상담하는 예비 창업주들에게는 충분히 위험성을 공지하고 있지만 막무가내로 기계 판매를 요구할 때는 거절할 명분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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