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익중] 일본산 식품과 방사능 오염 기사의 사진

2013년 6월 29일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 식품에 관한 회의에서 중국과 대만, 그리고 홍콩의 일본산 식품 규제가 지나치다며 이의 수정을 요구했다. 규제도 심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한국의 수입조건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적어도 이들 3개 국가가 한국보다 일본산 식품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소식을 듣고 나는 홍콩 정부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았다. 홍콩은 일본산 식품에 대해 상당히 철저하게 방사능 오염검사를 실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검사 대상인 하루 100∼200건 정도의 일본산 수입식품에는 일본 수산물도 포함돼 있다. 검사 기준치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기준치 이하로 오염된 식품 데이터도 매일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

홍콩 정부가 매일 만들어 보고하는 pdf 파일에는 2011년 3월 12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기준치 이상, 혹은 이하로 검출된 기록 전체가 포함된다. 이 파일에는 또한 이렇게 오염된 수산물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설명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기준치 이상으로 오염된 3건의 경우에는 정부가 폐기조치를 취했지만, 기준치 이하인 수십 건에 대해서도 수입업체가 자율적으로 폐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 방사능 오염식품을 수입업체들 스스로 폐기하고 있을까? 세세한 정보 공개만으로도 이런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산 식품에 대해서 규제를 하고 있지만 중국, 대만, 홍콩보다는 훨씬 약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규제보다 더 중요한 정보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내가 작년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관장하는 농수산식품부에 정보공개를 신청해 받은 자료에 의하면 냉장명태, 냉동고등어, 활방어, 활돌돔, 냉장대구 등 5가지 수산물이 수입되고 있으며, 그 세슘 오염도는 0.5베크렐에서 최고 25베크렐 사이에 분포했다. 당연히 기준치 이하라서 모두 유통됐다. 그렇지만 적어도 작년까지는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의 수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과 수산물의 오염도가 숫자로 공개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사정이 바뀌었다.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장하게 된 이후부터 일본산 수산물의 오염도는 확인할 길이 없어졌다. 식약처 홈페이지에 가보면 매일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 정도 일본산 수산물 검사정보가 공개되는데, 모두 ‘적합’이라고만 되어 있다. ‘적합’이 무슨 뜻일까?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뜻일까? 아니면 ㎏당 370베크렐인 우리나라 기준치 이하라는 뜻일까? 아니면 일본 기준치인 킬로그램당 100베크렐 이하라는 뜻일까? 궁금한 나는 식약처에 전화를 걸어 ‘적합’이 의미하는 바를 질문했다. 그러나 나의 단 한 가지 질문에 식약처 직원들은 회피로만 일관하였다.

우리 국민들은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식품을 골라서 먹고 싶어 한다. 그러나 국민 입장에서 어떤 식품이 오염되지 않은 식품인지 알기 어렵다.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명태는 모두 위험한 것인지, 러시아산 동태와 고등어는 안전한지, 일본산 수산물은 모두 방사능 측정이 되고 있는지, 그 측정 결과는 얼마인지, 도대체 일본산 수산물의 몇 %가 방사능에 오염되었는지, 국내산 수산물은 방사능 오염이 없는지 등등 알고 싶은 정보가 많다. 이런 정보를 누가 제공해야 할까? 바로 정부가 아닐까? 이러한 당연한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으니 국민들은 불안해하는 것이고, 그 불안감이 인터넷에 떠도는 부정확한 정보를 생산해내는 것 아니겠는가?

정부는 방사능 오염 식품에 대해 정확하고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정보를 국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시점이다.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원자력안전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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