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박종록] 뭐 달라진 게 있는가 기사의 사진

새 정부 출범 이후 반년이 흘렀다. 반년 동안의 공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나, 사람이 바뀌어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북 문제 대처와 미국, 중국 등 주변 강대국과의 외교에서는 나름대로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국내 정치, 인사 문제는 아직 갑갑해 보인다. 학자 출신의 아마추어 관료와 핵심 참모들은 정치감각이 부족해 안 해도 될 말을 해서 정권의 부담만 늘리고 각 부처의 책임의식이나 업무의 능률적 추진, 부처 간 공조는 눈에 띄게 약화된 모습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초기에 비교적 잠잠하던 대선 공신들의 자리다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노골적으로 표면화되고 있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너도 나도 출사표를 쓰고 나서는 현상도 결코 보기 좋은 모양은 아니다. 왜 당신이 나서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 같아서인가. 이상고온과 지루한 장마로 인한 짜증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무렵 봉급소득자에 대한 증세정책 발표는 정말 뜬금없는 자살골과 같았다. 그것도 당장 시행할 것도 아니면서 충분한 사전 논의나 예고, 불가피성에 대한 해명도 없이 왜 꺼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달라졌는가. 역시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 한여름에 촛불집회라니, 도대체 국민을 무엇으로 보는지.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싶어 안달이 난 것인지 알 수 없게 하고 있다. 스스로 몸을 태우는 촛불정신을 아무 데나 갖다 붙여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NLL 사초 유실사태를 보면 이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지 기본 인식조차 흔들릴 판인데,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 여야의 일부 정치인들은 도대체 애국심이 조금이나마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뭐 그렇게 오랜 시간 주물럭거리는지 납득이 안 된다. 국정원 일부 세력의 자발적 선거 개입이든, 대북 심리전 차원의 일이든 대한민국 검찰의 평소 수사 실력과 수사 속도에 비추어 보면 뭔가 심상치 않다. 이 나라 정치는 현재와 미래의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도 여전히 과거사 비판과 청산으로 진을 빼고 있는 모습이다.

권력자들의 부패와 권한 남용, 나라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쳇말로 소수의 사람을 빼고는 믿을 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돈과 권력의 부패가 이 작은 나라의 국민 심성을 망쳐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두환 정권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2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부정 축재한 재산 환수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검찰에 특별수사부를 만들 정도란 말인가.

국민 세금이나 축내고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나 하며 기회만 있으면 군림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이 나라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 지도층 인사들은 애국애족을 명분으로 내세우지 말고 정말 겸허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모조리 퇴출당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 나라는 달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들 각자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구태를 벗고 자기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는 주저앉고 말 것이다. 왜 지금의 상황 정도로 만족하는가. 그렇다면 살던 방식대로 살아도 된다. 이것이 사람 사는 길이고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는 자유와 평화, 행복이 그렇게 가벼운 것이었는가. 아닐 것이다. 정녕 아닐 것이다. 우리는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사는 것이고,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국가와 개인은 어떤 관계로, 어떤 모양으로 존재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우리 국민 각자가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우리가 뽑는 정치인과 공무원들, 그리고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전혀 달라지지 않고 구태와 악습만 반복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모든 개혁의 출발점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박종록 (법무법인 청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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