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지현] 당신은 충분히 좋은 엄마 기사의 사진

자녀양육의 시작과 끝은 가정이다. 주위에서 “그 집 자녀교육 성공했던데”라는 말을 들어보면 대개 자녀를 일류 대학에 진학시켰다는 부모의 이야기다. 물론 자녀가 명문 대학에 입학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자녀를 잘 키웠다는 평가가 ‘부모 역할’의 내용이 아니라 자녀를 어느 대학에 입학시켰는가로 평가되는 현실이 아쉽다.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것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비싸게 가르쳐야 한다는 욕심과 적어도 남만큼은 따라가야 한다는 조바심이 합쳐져서 자녀를 양육하는 즐거움마저 사라졌다.

과연 입시중심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몇 퍼센트의 부모들이 ‘성공한 부모군’에 들어갈 수 있을까. 지난해 11월 시행된 2013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62만1336명. 전국 200개 4년제 대학의 총 모집인원은 약 38만명, 이 중 소위 ‘SKY’ 대학의 입학정원은 1만여명에 그친다. 그럼 나머지 수십만명의 부모는 자녀양육에 실패한 건가.

따뜻한 심장 가진 자녀로 키워야

자녀 주변을 맴돌며 간섭을 멈추지 않는 과잉보호형 엄마를 가리켜 ‘헬리콥터 맘’이라고 한다. 이들은 자녀의 등하교, 학원 시간에 맞춰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것은 기본이고 중·고교에서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봉사활동도 대신 해준다. 자녀의 성공에 집착해 믿음을 전수해주지 못하고, 말씀과 기도운동의 자리에는 없고 지식을 전수받는 세미나 현장에만 몰리는 엄마, 토요 보충수업으로도 부족해 주일 등교로 주일성수를 못하는 자녀에게 ‘1년만 그렇게 하자’고 눈감아버리는 엄마는 아닌지.

우리 시대와 여건이 엄마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러나 수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아이를 키울 힘은 부모 안에 있다는 것이다. 엄마들은 어떻게 내 아이를 잘 키울까보다 내 아이 앞에 어떤 모습으로 설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랑의 기술 감정 코치’란 책을 통해 잘 알려진 존 카트맨 워싱턴주립대학 교수는 “부모의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는 자녀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자녀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말 속에 담긴 숨은 감정까지 읽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들의 표정에서 “인정해주세요” “보호해주세요” “이해해주세요” “가르쳐주세요” “사랑해주세요”를 읽고 채워줄 수 있다면 자녀교육에 성공할 수 있다.

요즘은 눈물의 기도 필요한 때

사랑스러운 눈길로 자녀를 바라보는 것, 따뜻한 한마디 말로 자녀를 격려하는 것, 힘들어할 때 도와주는 것이 바로 훌륭한 자녀교육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자녀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보다는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가진 사람, 나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는 사람, 권력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약자를 위해 진정한 용기를 내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더 나은 공부 비법과 탁월한 입시 전략을 얻기 위해 부모가 총력을 기울이는 것보다 자녀와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자아상을 확립시켜주고, 스스로 앞길을 개척해 나가도록 용기를 심어준다면, 당신은 충분히 좋은 엄마이다. 자녀는 믿는 만큼 자란다.

이 시대는 어느 때보다 부모들의 눈물의 기도를 필요로 한다. 눈물의 기도를 통해 부모 자신이 먼저 바로 서고 자녀들에게 하나님뿐 아니라 인간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이웃과 더불어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지현 종교기획부장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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