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박명준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우리 대기업도 질 높은 사회공헌 고민해야” 기사의 사진

‘진정성과 지속성.’

한국노동연구원 박명준(42·사진) 연구위원은 독일 기업재단의 특징을 두 단어로 압축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노동연구원에서 만난 그는 “독일 기업들은 스스로를 돈벌이를 위한 조직체가 아닌 더불어 잘사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사회적인 행위자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기업재단은 철저하게 공익 지향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독일 쾰른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9∼2012년 베를린 자유대에서 한국학과 전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독일의 시스템에서 한국이 얻을 교훈을 찾는 정책 연구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독일 기업재단이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기업들이 물질적인 사회적 책임을 넘어 정책과 담론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보다 세련되고 질 높은 사회 참여를 추구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 운영을 통해 획득한 부를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려는 시도가 기업 싱크탱크”라고 설명했다.

‘베텔스만 재단’과 ‘로버트 보쉬 재단’ 같은 독일 기업재단의 경우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 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사회단체가 했을 법한 역할을 기업 재단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08년 베텔스만 재단을 방문했을 때 재단 관계자들이 ‘우리는 사회에 관한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인큐베이터’라고 설명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재단이나 연구소를 이익 창출을 위한 하나의 수단쯤으로 생각하는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대기업들은 아직 사회 규범을 따르고 내부 투명성을 높여 대내외적으로 떳떳하게 부를 획득하고, 그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재단이 공익을 지향하기보다는 경영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면피용으로 활용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이윤 창출을 넘어 사회와 인류에 기여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우리 기업들도 창업자의 가치는 무엇이었고 후계자들이 이어가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글=권지혜 기자, 사진=김태형 선임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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