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이선우] 지도자의 자격 기사의 사진

요즘 나라 안팎이 참으로 소란스럽다. 북한과의 갈등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 한숨을 내려놓는 순간에 정치권이 요란하고, 시리아의 화학무기 살포, 일본의 우경화와 제국주의의 부활이 우리의 마음을 편치 않게 한다. 이런 소란의 이면에는 각 나라를 이끄는 소위 지도자라는 이름의 중심세력들의 야망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야망이 국민들이 꿈꾸는 생각과 동일하다면 최소한 국내적으로는 소란스러울 이유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은 ‘국민’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들의 주장과 다수 국민의 생각이 동일한지는 알 수가 없다. 만약 동일하다면 국론이 분열되지는 않을 것이며, 소수의 의견을 다수에게 강요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국가의 지도자들이라고 하면 최소한 국민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경건하고 솔직해져야 하고, 국민의 이름으로 자기주장을 할 때에는 한 점 부끄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지도자들은 과연 그러한가? 정치지도자들이라면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우리 지도자들은 가지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필자는 지도자가 되기 위한 자격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첫째, 지도자들은 변화를 이끌 줄 알아야 한다. 과거의 망령 속에 사로잡혀서는 더 이상의 발전도 없을 것이며, 입장을 달리하는 상대의 주장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하고 정쟁만을 일삼아도 발전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과격한 혁신도 바람직하지 않다. 김옥균처럼 무모하여서도 안 되고 정도전처럼 비전과 전략을 가졌으나 전술이 부족하여서도 안 된다. 조조의 역적질을 나무라다 목숨을 잃은 이형처럼 동료 없는 외로운 혁신도 허무하다. 지도자라 함은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상대와도 제휴하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변화를 위한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반대자들도 설득하고 함께하는 설득형 지도자가 우리는 필요하다.

둘째, 지도자들은 덕(德)이 있어야 한다. 손자병법에 보면 전쟁에 나서는 장군의 덕목으로 지신인용엄(智信仁勇嚴)을 제시하고 있다. 즉 지도자는 지혜로워야 하고, 신의가 있어야 하며, 인자하고 용기가 있으며 규범을 지키고 법을 수호하는 데 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목소리만 크게 하고 자신의 이해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지도자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보다 엄격한, 그러나 타인에게는 부드럽고 일에 임해서는 지혜로움을 가진 신뢰형 지도자만이 국민의 이름으로 자기의 생각을 말할 자격이 있다. 또한 요즘 우리 정치인들은 상대의 면(面)을 일정부분 세워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기보다는 상대에게 완전한 항복을 요구한다. 갈등상황에서의 완벽한 승리는 상대와의 관계를 저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상대를 배려함으로써 싸우지 않고 상대를 설득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는 덕장(德將)형 지도자가 우리는 필요하다,

셋째, 지도자는 사업가적 안목이 있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손해를 볼 수도 있고 과감한 투자를 강행할 수도 있다. 하비성 전투에서 패한 관우를 조조가 불평등한 약속을 하면서까지 투항을 설득한 이유도 조조의 사업가적인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향후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관우로부터 목숨을 구걸 받았던 것도 이때의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과거 선진국들에게도 개념이 익숙지 않았던 초고속통신망에 대한 투자가 오늘날 대한민국을 IT 강국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당리당략에 따라 정부의 정책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필요한 우리의 먹거리를 위한 투자가 어떤 것들인지를 고민하는 창조형 지도자가 우리는 절실히 필요한 때다. 국민을 진정으로,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정치지도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필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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