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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아침] 오르골이 있는 풍경

[그림이 있는 아침] 오르골이 있는 풍경 기사의 사진

하얀 식탁보가 깔린 테이블에 남녀가 다정하게 앉아 있다. 테이블 위에는 꽃병과 와인이 놓여 있다. 어느 부부의 로맨틱한 순간을 그린 것 같은데 남녀의 얼굴은 흰색으로 칠해져 알아볼 수가 없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활동하는 박유아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는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둘째딸로, 가족들의 단란했던 한때를 화폭에 옮겼다. 하지만 얼굴을 하얗게 칠해 특정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아버지가 2011년 별세한 이후 매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그림도 있다. 어머니는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과 커피잔, 커피믹스를 담아 가서 생전에 ‘다방 커피’를 좋아했던 남편을 위해 한 잔씩 타 드린다고 한다. 결혼생활에 실패한 작가는 어머니의 이런 모습을 통해 사별 후에도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뭉클함을 느꼈다. 이런 추억들을 오르골(음악이 자동 연주되는 완구)이 있는 풍경에 담았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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