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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발견] (36) 프라이탁

[디자인의 발견] (36) 프라이탁 기사의 사진

화물 도로 옆에 살던 디자이너 형제는 문득 트럭의 방수포로 가방을 만들면 멋지겠다고 생각했다. 다니엘 프라이탁, 마르쿠스 프라이탁 형제가 생각해낸 그 방수포 가방은 지난 20여년 동안 매년 30만개나 생산되었고 2011년에는 스위스 취리히 디자인박물관에서 ‘프라이탁(Freitag) 전’이 열렸다.

아무리 세탁해서 만든 가방이라고 해도 화물 트럭에서 뜯어낸 낡은 방수포라서 냄새에다 얼룩까지 남아 있다. 어쩌면 재활용해서 만든 프라이탁 가방의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 국내 소비자들은 때가 묻지 않은 가방을 선호한다고 한다. 재활용의 가치보다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젊은이들의 패션 문화로서 의미가 더 큰 탓이다.

프라이탁에 주목할 중요한 이유는 아직도 디자이너 형제가 트럭 방수포로 가방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에서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사회적 가치를 담은 물건이 줄곧 디자인되었지만 20년을 타협하지 않고 버텨온 기업은 찾기 어렵다.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패션 브랜드, 재활용 상품을 만들던 사회적기업이 모두들 몇 년 반짝했을 뿐이다. 그래서 프라이탁 형제가 우직하게 가방을 만들어 왔다는 것이 부럽고 또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힘이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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