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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발견] (37) 현재 위치

[디자인의 발견] (37) 현재 위치 기사의 사진

길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확인할 일은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공장소에 부착된 안내도에는 어김없이 ‘현재 위치(You are here)’ 아이콘이 표시되어 있다. 어디로 갈지 갈팡질팡할 땐 참 반가운 정보다.

포털 사이트의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면 어디서든 내가 있는 위치를 알려준다. 내비게이션은 말할 것도 없이 현재 어디에서 이동하고 있는지 확인시켜준다. 모바일을 사용하면 내가 있는 주변의 정보를 친절하고 꼼꼼하게 알려준다. 위성 정보, 네트워크 기술이 동원되어 이른바 위치 기반 서비스(Location-based service)가 제공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사실이 반갑고 편리한 것만은 아니다.

휴대전화와 이메일,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현재 위치가 쉽게 노출된다. 사실 온라인에서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교환’하는 순간이다. 더구나 내가 필요하지 않을 때에도 내 위치가 늘 기록되고 있다. 건강과 안전을 위해 디지털 장비를 부착하고 자발적으로 이동한 경로를 남겨두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로 망명한 스노든의 고백을 떠올린다면 우리의 위치는 마케팅을 위한 빅데이터로만 활용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빨간 핀 모양의 ‘현재 위치’ 아이콘은 고맙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하다.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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