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못믿을 보험 불완전판매율 공시… 실제론 20∼40%대 기사의 사진

새내기 직장인 김모(27)씨는 홈쇼핑을 보고 가입한 실손보험의 청약을 얼마 전 철회했다. 저렴한 점에 끌려 덜컥 가입했지만, 왠지 미덥지 못했던 탓이다. 게다가 가입한 지 며칠 안 돼 보험사에서 전화로 “담당자가 바뀌었다. 홈쇼핑에서 가입한 상품은 기본 보장밖에 안 되는 상품이니 다른 상품으로 바꿔보라”고 권유해 혼란이 커진 것도 이유였다.

보험사들이 홈쇼핑과 텔레마케팅 등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보험상품에 가입했다가 철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판단, 철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가입했다가 청약을 철회한 건수까지 합치면 불완전판매율이 20%가 넘는 보험사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공시되고 있는 불완전판매율은 대부분 5%를 넘지 않아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무소속 송호창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철회를 포함한 한화생명의 홈쇼핑 불완전판매율은 30.2%에 달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홈쇼핑을 통해 2만8919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중 불완전판매는 8739건에 이르렀다. 우리아비바생명도 홈쇼핑 불완전판매율이 전년보다 11.4% 포인트나 늘어난 26.8%에 달했고 동양생명(26.0%), 흥국화재(20.2%), 흥국생명(19.2%) 등도 높은 불완전판매율을 보였다.

전화로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텔레마케팅(TM) 방식은 더욱 심각했다. 흥국생명의 지난해 직영 TM 불완전판매율은 무려 44.4%에 이르렀다. TM으로 모집한 2412건의 계약 중 1072건이 소비자들이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가입했다고 생각해 청약을 철회한 것이다. 미래에셋생명(28.8%), 동양·KB생명(27.7%), 동부생명(26.5%) 등도 25%가 넘는 불완전판매율을 나타냈다.

문제는 각 보험협회에 공시된 불완전판매율이 이것과 큰 차이를 보여 소비자들의 결정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공시된 홈쇼핑 불완전판매율은 한화생명 1.33%, 우리아비바생명 1.98%, 동양생명 3.21% 등으로 극히 낮은 수준이다. TM 불완전판매율 역시 흥국생명 1.3%, 미래에셋생명 2.93%, 동양생명 4.0% 등으로 매우 낮았다.

금감원이 제출한 불완전판매율 자료와 공시된 불완전판매율이 20∼30%가량 차이가 나는 건 공시에는 청약철회 건수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2009년 ‘보험 모집질서 준수수준에 대한 평가’에서 불완전판매율을 청약철회건수, 품질보증해지건수, 민원해지건수, 무효건수를 모두 더해 산정했다. 하지만 2010년 5월부터는 청약철회에 단순 변심 등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이를 제외하고 불완전판매율을 공시하도록 했다.

금융권에서는 청약철회건수까지 포함해야 의미 있는 수치라고 말한다. 청약철회가 과장·과대광고와 불충분한 설명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청약철회 건수가 20∼30%에 달할 정도로 많다면 이를 고객의 단순변심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보험설계사를 만나 보험을 가입한 경우에는 청약 철회를 포함하더라도 불완전판매율이 1∼7% 수준으로 매우 낮다.

송호창 의원은 “청약 철회율이 지나치게 높은 건 보험사의 영업방식에 분명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며 “금감원 역시 금융소비자를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청약철회를 불완전판매율에 포함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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