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it is time. The summer was immense.

Lay your long shadows on the sundials,

and on the meadows let the winds go free.

Command the last fruits to be full;

give them just two more southern days,

urge them on to completion and chase

the last sweetness into the heavy wine.

Who has no house now, will never build one.

Who is alone now, will long remain so,

will stay awake, read, write long letters

and will wander restlessly up and down

the tree-lines streets, when the leaves are drifting.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긴 그림자를 드리우시고

들판 위엔 바람을 놓아 주십시오.

막바지의 열매들이 영글도록 명하시고

이틀만 더 남녘의 날들을 허락해 주십시오

영근 포도송이가 더 완숙하도록 이끄시어

마지막 단맛을 더하게 해 주십시오.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도록 홀로 남아서

잠들지 않고, 글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리고 나뭇잎이 떨어져 뒹굴면

초조하게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계절이 바뀐다. 가을날은 일대의 전환이다. 자연은 마지막 결실을 향해 소리 없이 움직인다. 사람들은 삶의 황혼을 바라보며 겨울채비를 한다. 이 계절에 시인들의 노래는 서로 다르다. 셰익스피어는 ‘소네트 73’에서 “그대, 머지않아 사라질 것들을 더욱 더 사랑하라”고 노래했다. 체코 출신의 독일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잠들지 않고 글을 읽고 긴 편지를 쓰고 거리를 배회할 것”이라고 적었다. 자연과 인간의 충만한 성숙을 기다리는 남다른 눈이 느껴진다. 릴케가 파리에서 이 시를 쓸 때 그의 나이 26세였다. 소개한 시는 미국 시인이자 번역자인 에드워드 스노(Edward Snow)가 독일어 원시를 영역한 것이다.

임순만 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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