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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발견] (39) MP3 플레이어

[디자인의 발견] (39) MP3 플레이어 기사의 사진

소리를 전시로 풀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하는 생각으로 ‘ECM 침묵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전을 보았다. ECM을 둘러싼 탁월한 프로듀서와 뮤지션, 디자이너들이 있고 CD와 같은 물리적인 매체가 있으니 관람객이 보고 듣는 경험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문제는 소리를 들려주는 장비일 터인데 이 전시에서는 과감하게 MP3 플레이어를 선택했다. 전시장의 코너마다 아스텔앤컨(AK100)에서 흘러나온 음악을 들을 수 있다.

24비트 고음질 원음 서비스라는 사실보다는 아이리버가 MP3 플레이어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물리적인 매체 없이 오로지 데이터로만 소리를 전달하는 플레이어를 본격적으로 만든 회사였고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었다. 여기에는 디자인 전문회사인 이노디자인의 힘도 크게 작용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제품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삼각막대 모양은 MP3 플레이어의 전형이 되지 못했다. 애플의 아이팟이 그 숙제를 해냈고 다들 그 전형을 따르게 되었다. AK100도 거기서 벗어나지 못했다. 소리를 시각화하는 것은 여전히 매력적인 도전이고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전형이 등장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AK120 이후에는 그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아이리버의 화려한 귀환이 실현될 것 같다.

김상규(서울과학기술대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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