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이선우] 정년제도 개선 필요하다 기사의 사진

정년제도를 나이와 연계해 운영하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많은 나라들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면 퇴직할 수 있는 시점으로 간주한다. 심지어 나이를 기준으로 정년을 못 박기보다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상황에 따라 정년을 스스로 결정하는 나라들도 있다.

미국의 경우는 나이든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령이 있으며, 정년제도는 없고 업무의 양을 줄여 근무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규직 공무원이 정규직 시간제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의사나 교수들도 자신의 신체적 능력이 허용하고 소속된 조직에서 그들의 능력을 인정하면 언제까지나 근무할 수 있다.

일부 공기업들은 임금피크제를 직원들의 정년을 보장하는 형식으로 도입, 운영하고 있으며 공직사회도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임금피크제란 입사 후 근무기간 동안 자신이 받은 총 급여와 조직에 대한 기여도가 같아지는 시점을 최고임금 시점으로 보고 그때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삭감기간만큼 정년을 보장하거나 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하는 방법이다. 가령 60세 정년인데 57세부터 임금피크를 실시했다면 정년인 60세까지 근무토록 하거나 63세까지 정년을 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하는 방식이다.

일본, 프랑스 등 정년제도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도 지속적으로 정년 시기를 연장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사람들의 능력은 퇴보하는데 정년 시기만 늦춘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도 정년 보장이나 연장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하고, 본인 역시 자신의 능력을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라는 경영학자는 자기 인생에서 저술과 강연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펼쳐진 시기를 65세 이후라고 언급한 바 있다. 드러커와 같이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정년이란 인위적 퇴직 시점을 정한다는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신체적 건강함을 요구하는 분야에 있어서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노년층과 청장년층이 조화를 이루면서 성과를 향상시키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경험과 지식 및 지혜를 가진 60∼70대 근로자들이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는 기사도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젊은 나이에 퇴직할 수밖에 없는 친구들이나 능력을 채 발휘하지도 못하고 직업공무원으로서는 더 이상 승진할 곳이 없어 퇴직하는 공무원들, 여전히 연구와 교육 역량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선배 교수들의 정년퇴직을 바라보면서 아까운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데 대한 안타까움을 가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도 인위적인 정년퇴직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민간기업주의 경우 이 제도 도입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취업을 준비하는 세대들은 일자리 부족을 걱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히 계산된 것은 아니지만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면 절감되는 인건비만큼 신규 채용은 늘게 되며, 연금수령 대신 납부를 하게 되니 연금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회사는 퇴직을 앞둔 직원들로부터 그들의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신규 직원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해 직장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다. 정부는 고위 공무원들의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사장시키지 않고 활용할 수 있으며, 대학들도 퇴직한 교수들을 이용해 학생들을 위한 안정적인 교육과 상담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하고 무능력자까지 임금피크제의 혜택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공기업 역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그만큼 신규 채용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국민들이 이 제도의 효용성에 대해 동의하게 될 것이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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